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탈레반 평화 협상 개막식.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이 12일(현지시간) 2001년 미군 침공 이후 19년간 계속된 전쟁을 끝낼 평화협상에 돌입했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는 양측 대표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카타르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협상 개막식이 열렸다.

지난 2월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 합의 후 7개월 만에 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당초 이 협상은 미국 지원 하에 3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포로 교환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계속 미뤄져 왔다.


아프간 정부 측 대표단을 이끄는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은 이날 탈레반의 '협상 의지'에 감사를 표하며 "오늘은 전쟁과 민족의 고통의 종식의 날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화를 위해 이 예외적인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며 "폭력을 중단하고 가능한 빨리 휴전에 합의해야 한다. 우리는 인도주의적 휴전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탈레반 측 대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나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 협상에서 이슬람을 고려하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이슬람을 희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아프간에서 이슬람 체제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에 따른 국가 건설이란 탈레반의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이번 협상은 미국과도 연관이 깊다. 아프간 전쟁이 2001년 10월 미국의 침공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9·11 테러와 연관된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제압한다는 명목에서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9·11테러 19주년 다음날이기도 했다.
이를 감안한 듯 이날 개회식에 직접 참여한 폼페이오 장관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양측은 폭력을 줄이고 아프간 국민들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조국을 진전시킬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AFP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번 협상은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부터 미국 최장기 전쟁 종식과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측 평화협상은 2001년 이후 계속된 전쟁 종식과 아프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외신들과 아프간 내에선 회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슬람 체제'를 원하는 탈레반과 서구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인 아프간 정부 사이에는 차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프간에선 지난 2월 미국-탈레반 평화협상 체결 이후에도 민간인 1만2000명이 사망하고 1만5000명이 부상하는 등 폭력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2001년부터 탈레반과의 전쟁 이래 미군은 작전 중 2300명이 사망하고 2만660명이 부상했다. 아프간 보안군도 2014년 이래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4만5000여명이다. 민간인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1만명 넘게 죽거나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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