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부에선 코로나19와 대형 산불에 대한 미온적 대응과 인종차별 논란 등에 휩싸여 있다. 국제적으론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비롯해 우방국과의 갈등까지 야기하는 등 반감을 살 만한 행보를 이어갔다.
세계 곳곳에서 확산되는 반(反) 트럼프 분위기엔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는다. 트럼프가 내놓은 다양한 국내·외 정책 중 상당 부분이 실효성이 없다는 게 입증되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눈과 귀를 닫은 채 여전히 ‘남탓’만을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이 같은 행보가 향후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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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다 된통 당한 트럼프━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수(2020년 2월29일~9월14일)는 20만명에 육박했다. 연초 트럼프는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위험성 경고를 무시했다. 1월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했을 당시 트럼프는 이 바이러스를 독감에 비유하기도 했다.
2월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와의 비즈니스 세션 행사에선 “봄이 돼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9월15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674만9289명이며 사망자는 19만9000명이다. 트럼프는 ‘코로나19 후진국’이란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주인공이 됐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조기개발이란 무리수까지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는 9월8일 백악관에서 가진 노동절 기자회견에서 “매우 특별한 날짜 전에 백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였다면 3년은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곧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내가 어떤 날짜를 말하는지 다들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같은 달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대선 때까지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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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인종차별’ 논란━
인종차별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흑인 총격사망 사건으로 인한 시위에 오로지 ‘법과 질서’를 내세워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시위대를 폭력적인 집단으로 몰아세워 백인이 다수인 지지층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흑인 사망 항의시위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 백인 표심이 트럼프로 결집할 경우 백인 유권자의 힘으로 당선된 2016년의 이변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실제 트럼프는 9월1일 제이컵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의 총격 이후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이어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시위대와 민주당을 연결하며 “인종차별 시위는 평화적 항의 행위가 아니라 국내 테러”라며 비난했다. 7월3일 조지 플로이드 사태와 관련한 항의 시위를 겨냥해선 ‘새로운 급진 좌파 파시즘’이라거나 ‘분노한 폭도’라고 비난하며 인종차별적인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트럼프는 연방 산하 기구가 진행하는 인종차별 금지 훈련 프로그램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인종차별 금지 프로그램이 분열적이며 반미국적인 ‘정치적 선동’이란 입장이다.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가 시위대에 대해 ‘법과 질서’를 내세우며 강경 조처를 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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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때리기로 반전 꾀하나━
해외에서도 강경 행보를 이어갔다. 대표적인 게 ‘중국 때리기’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대중 무역적자와 지식재산권 문제 등을 빌미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미국 내 정치적 요소만 놓고 본다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창궐하기 전까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로나19가 맹위를 떨치자 트럼프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중국 때리기’ 강도는 더욱 세졌다. 대표적인 게 ‘틱톡’ 금지령이다. 트럼프는 틱톡을 미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스파이 앱’으로 규정하고 서비스 금지 명령을 내렸다.
최초에는 중국 당국이 알고리즘 매각을 제한했기 때문에 틱톡 측이 미국에 플랫폼만을 매각하는 안이 거론됐다. 이 경우 틱톡의 핵심인 콘텐츠 사용성이 떨어져 미국 사업의 가치가 크게 하락한다. 틱톡의 알고리즘은 해시태그에 기반을 둬 사용자가 반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영상을 추천하는 구조다.
논의 초기에는 틱톡의 알고리즘이 일반적 수준의 기술이며 스피치모델링·텍스트분석은 이미 많은 종류의 기술이 나온 상태여서 틱톡의 기술력에 높은 가치를 매기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방대한 사용자를 흡수해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기업은 틱톡 측이 알고리즘 최적화와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관리시스템 없이 서비스만을 인수할 경우 인수 이후 사용자 이탈과 기업가치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틱톡 매각 논란은 미·중 관계 악화에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의 기술수출 제한 조치가 중국의 통신기업 화웨이·텐센트를 미국이 규제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자국 기업이 개발한 코어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한편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수출에 간섭하기 시작했다.
미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의 대중국 기술 수출을 승인제로 운영하는 등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를 견디지 못한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의 생산을 중단하고 설계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미국으로부터 한방 맞은 중국이 틱톡으로 맞불을 놓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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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우방국 건드리기━
우방국 심기를 건드리는 행보도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는 6월 13일 미 육사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참석해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병력의 책무가 아니다”라며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했다.
원칙론 차원의 언급이지만 이 발언은 독일 주둔 미군 감축설에 이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트럼프 측근의 입에서 나온 상황 등과 맞물렸다.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표방해 ‘세계 경찰론 폐지’를 내세워 세계에 있는 미군을 집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공약의 연장선상으로 트럼프의 오랜 생각을 재확인해준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방위비 문제 등에 대한 불만으로 주독 미군 감축 계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도 한국을 포함한 해외 주둔 미군의 감축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가 대선 국면에서 방위비 협상 카드 등의 목적으로 주한 미군 감축을 꺼내 들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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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정책은━
대선 승리를 위한 트럼프의 움직임은 중동정책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는 9월4일 오랜 적대 관계였던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자신의 중재로 경제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코소보는 1990년대 유고 연방이 해체될 당시 세르비아로부터 분리·독립하려다 1만 3000여명이 숨지는 내전을 겪었다. 20여년 만에 양측이 종식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트럼프는 이 같은 외교적 성과를 ‘해외 주둔 미군 귀환’이란 자신의 공약 이행과 연결하고 있다. 9월10일에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4000명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은 2000명으로 각각 줄이는 등 감축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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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갈등과 분열 더욱 가속화된다 ━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재선이 안정적인 세계 질서를 유지토록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트럼프는 자기중심적인 데다 기존의 국제사회 규범을 파괴하는 등 원칙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선진국으로서 미국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연임 시 국제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게 과연 가능할지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재집권 시 자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고립주의적 통상정책과 보호무역 기조는 계속되겠지만 취임 당시와는 상황이 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통상환경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집권기간 동안 각국이 트럼프 정부의 성향이나 협상전술 등에 대한 파악이 완료돼 불확실성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 제일주의가 더 큰 국제적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했다.
손열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미국은 국제기구와 우방국가 등을 적극 활용해 이들의 이익이 곧 미국의 이익이란 원칙에서 세계 질서와 발전을 도모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WHO와의 갈등과 우방국 방위분담금 협상 등에서 보듯 상생발전 도모보다는 미국 제일주의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리스크는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국제협조와 양자주의보다는 자국주의와 일방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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