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으로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비난하는 가운데 유엔이 창설 75주년을 맞았다. 유엔 75주년 기념 행사에서 첫 번째 연설자로 예정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설에 불참해 빈축을 샀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75주년 기념총회 행사가 세계 193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첫번째 연설자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불참했다. 대신 연설에 나선 체리스 노먼 샬렛 미국 유엔부대표는 "트럼프 정부에 있어 이번 기념식은 유엔의 많은 성공들을 기리는 중요한 순간이지만, 이 중요한 기구가 그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는지 보기 위해서는 분명한 시각과 새로운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샬렛 부대표는 "유엔은 의미 있는 개혁에 너무 오랫동안 저항해왔고, 투명성이 자주 부족했으며, 독재 정권을 의제화하는 데 너무 약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의 영향 아래 있다고 비난하며 WHO를 탈퇴한다고 밝혔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 불참과 관련,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사람들은 이것이 고의적인 모욕인지 아니면 미국이 유엔을 중요한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 않다는 방증을 보여주는지 묻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22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이날 대이란 유엔 제재 복원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오늘 나는 이란의 핵, 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 개발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세계 정세를 지배하거나 타인의 운명을 통제하고 개발 이익을 모두 가져갈 권리가 있는 나라는 없다"며 "적어도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나라는 세계의 패권자고 불량배일 뿐이고 일방주의는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와 WHO, 기후협약 등에서 잇따라 탈퇴하며 다자주의를 거부하는 가운데 중국은 스스로 다자간 협의를 강조하며 국제공조를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재앙이 다가오고, 생물 다양성이 무너지고, 빈곤이 다시 증가하고, 증오가 확산되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은 세계가 얼마나 파괴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이를 고민할 수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누구도 세계 정부를 원하지 않지만 세계 정치(거버넌스)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정상들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특정 국가만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유엔 안보리 개혁을 요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에 공평한 대표성 확보를 요구하며 "5개 상임이사국 손에 70억 인구의 운명을 맡기는 구조는 공정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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