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법원이 10월3일 개천절 대면과 드라이브 스루(승차) 집회를 모두 불허한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가 집회 강행 움직임을 보인다. 광복절집회 당시 극우와의 결별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은 국민의힘이 또다시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0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이 순간 부디 집회를 미루고 이웃과 국민과 함께해주시기를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라고 개천절 집회 연기를 호소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을 거치면서 높은 비호감도로 인해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도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총선 참패 이후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극우'와 거리를 두고 당 쇄신과 혁신 작업뿐만 아니라 이념적으로는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기 시작했다.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을 역전하기도 했다.
상승세가 꺾인 것은 광복절집회가 시발점이 됐다. 광복절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사랑제일교회 신자, 집회 참가자 다수가 확진 판정받으면서 코로나19 책임론에 휩싸였다. 여권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자 극우와의 단절로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당내 광복절집회 참석 금지 등 단호한 대응 대신 개인의 판단이라는 모호한 입장이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위원장의 호소는 여권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천절이 다가오면서 미래통합당 시절 전직 의원들의 '드라이브 스루' 주장으로 국민의힘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여권은 광복절집회 때와 같은 비판을 되풀이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주호영 원내대표의 "그들의 권리" 발언을 향해 개천절집회를 방조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드라이브 스루라는 형식에 대한 정부의 '원천봉쇄' 선포가 과잉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방역 방해나 확산 우려에 대한 설명없이 비대면 시위까지 전면 금지하는 것은 집회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정의당과 참여연대도 정부의 방침에 대해 '과잉규제'라고 지적했다.
광복절집회 한 달 전인 지난 7월 진행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차량 시위는 허용하고, 개천절 차량 시위는 면허 취소·정지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무엇 때문에 정부가 강경일변도의 대책을 취하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지와 관련이 없는 것에 대해서 강경책을 쓰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국민의 기본권' 차원에서 대응하면서 정부의 과잉대응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좋지만, 쉽지는 않다.
집회 형식의 문제보다 광복절집회의 내용을 볼 때 개천절집회 내용 역시 일반 국민의 상식이나 정서와 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본권을 옹호하면서도 극우와는 선을 긋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9월 5주차 주중 잠정집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2.3% 포인트(p)오른 31.2%를 기록했다. 민주당(34.5%)과 격차는 3.3%p로 3주 만에 오차범위 내로 좁혔다.
국민의힘이 개천절집회와의 관련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면 소위 태극기집회 세력이나 아스팔트 보수와 결별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고, 연관성만 부각된다는 지적이다. 상승세가 또다시 꺾이는 것을 물론이고 당의 혁신·쇄신 방향과 외연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오히려 민주당 등 여권의 공격이 당의 혁신·쇄신 작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개천절집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수록 국민의힘이 더욱 강경하고 명확하게 극우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드라이브 스루 형식이 코로나19를 전파하는 매개가 되지는 않겠지만 개천절집회가 국민의힘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계속 거론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원론적으로 집회결사의 자유만 말해도 (극우와) 손절매하지 않는다고 공격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권에서) 계속해서 거론해주면 오히려 고맙다. 우리도 계속해서 관계가 없다고 밝힐 것 아니냐.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단절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여권이) 그런 문제 제기를 계속하면 우리에게 변화의 동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4.5%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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