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에 1억 원을 투자했던 사실이 알려진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2020.10.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정률 기자,김진 기자,정윤미 기자 = 옵티머스 펀드 투자 사실이 확인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이번 사안에 대한 특별검사제(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특검 결과에 대해 서로 의원직을 걸고 책임질 것을 제안한다"고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뚱딴지 같은 발언'이라고 일축했고, 김 의원은 재차 입장문을 내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지연작전에 불과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으로,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진 '옵티머스 펀드 투자 사기 사건'과 관련해 해당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야당은 여권 인사들의 투자 사실을 고리로 이번 사태를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 특검 도입을 요구해 왔다.


이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긴급 제안한다"며 "좋다. 얼마든지 특검하자"고 밝혔다. 다만 "특검이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는 도구로 악용돼선 안 되기 때문에, 공수처장후보추천위 야당 위원 추천부터 하자"고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만약 제가 국회 기재위원으로서 이 펀드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고급 정보를 활용했거나, 저의 투자가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면 사법적 책임은 물론 의원직부터 내려놓겠다"며 "반대로 저의 투자가 권력형 비리가 아닌 단순 투자인 것이 확인될 경우, 주 원내대표도 의원직 사퇴로 책임지겠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위 두 가지가 충족되면 제가 김태년 원내대표와 민주당을 설득할 것"이라며 "주 원내대표께서 저의 투자를 권력형 게이트라고 확신한다면 제 제안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이 아니라면 근거 없는 주장으로 제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시라"며 "주 원내대표의 흔쾌한 응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 서해 피격 사건 관련 진실을 듣는 국민국감'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그런 것을 요구할 권한이 있느냐, 우린 제대로 수사하자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사모펀드가 1만개 가까이 된다. 공공기관에서 투자를 할 때 신중하게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이런 데(옵티머스 등) 얼마나 많이 투자했냐"며 "우리는 (배후를) 찾자는 것이다. 그 사람(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문자 메시지를 보면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민정수석실에 라인을 가지고 있다는 게 돌고 있고, 실제 언론에 이름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하는 수사를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여당에) 180석을 준 게 특검을 받지 말라고 준 게 아니다"며 "(여당은)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를 내세워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다 파괴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정과 비리가 있다고 하면 검찰이 제대로 밝혔지만 지금은 검찰이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에 특검을 하자는 것이다. 뭐를 걸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옵티머스-라임 사태의 실체와 진범들을 가리자는 데 책임 있는 집권 여당 의원이 야바위식 제안을 하고 나섰다"며 "정치가 야바위도 아니고 '1억 받고 의원직 걸어' 같은 뚱딴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옵티머스 1억 투자 환매건으로 주목받은 김경협 의원인데 본인이 게이트 편승자가 아니라 단순투자였다고 억울함을 최근 토로하는 모양"이라며 "국민들이 무한 책임감을 가지라며 맡겨주신 국회의원직을 내기 수단처럼 활용하자는 얘긴가. 인식의 수준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본인이 의혹의 대상인데 본인 의원직을 걸고 억울함을 밝혀도 모자랄 판에 다른 의원에 직을 걸라는 건 궤변"이라며 "특검 받으면 모든 게 해소된다. 꼭 특검을 해서 본인의 억울함을 밝혀낼 수 있길 강력히 기원드린다"고 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그러자 김 의원은 추가 입장문을 내고 "끝까지 공수처장 추천위원 구성을 거부하거나, 특검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권력형 게이트' 주장이 근거 없는 정치공세일 뿐이며, 특검 요구는 공수처 지연작전에 불과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주 원내대표께서는 '내가 왜? 김경협 의원이 권한이 있냐?'며 거부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이 건은 특검 실시를 위해 저와 주 원내대표 두 사람의 약속과 결단이 필요한 것이지, 권한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께서는 무슨 권한으로 동료의원을 '권력형 게이트'라고 매도하느냐, 누가 그런 권한을 부여했나"라며 "주 원내대표께서 결단해 두 가지 조건에 대해 약속하시면 저도 민주당을 설득할 수 있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의 이날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은 지도부와 조율을 거치지 않은 개인 의견이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상의를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구체적인 것은 말 못한다"며 "주변 의원들과 상의했고 이 정도 조건이면 (특검 요구를)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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