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렌은 파리의 잘 나가는 변호사지만, 어떤 계기로 '번아웃' 진단을 받고, 정신과 의사의 추천으로 '대필 작가' 자원봉사를 하러 간다.
그가 찾아간 곳은 집 없는 여성 400명이 모여 산다는 쉼터, 여성 궁전. 그곳에서 솔렌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전쟁을 겪어온 여성들을 만난다. 그리고 교과서 또는 뉴스에나 나오는 단어라고 느끼던, 자신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한 '소외 계층'의 진짜 얼굴을 목격한다.
'여성 궁전'의 세입자들은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람들이었다. 솔렌은 소외 계층 따위의 보통 명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저와 같이 숨 쉬고 웃고 울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남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나 타인에게 까칠하게 굴고, 상식 밖의 소리를 대해며, 자기한테 필요한 것만 요구하고, 간단한 감사의 말도 제대로 하지 않는지 황당하다 못해 화가 나던 솔렌은, 그 모든 것이 가난 때문임을 알게 된다.
또한 폭력적인 사회적 차별과 빈곤이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처절하게 깨닫는다.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지만 너무 거대해 보이는 빈곤 앞에서 솔렌은 무력함을 느끼지만, 타고난 것 없는 이들, 가졌던 모든 것을 빼앗긴 이들은 불행 앞에 무릎 꿇지 않았다.
모순적이게도 '여성 궁전'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사회에 발길질하며 어떤 식으로든 격렬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솔렌은 희망을 발견한다. 여자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 무너져 내린 무릎을 펴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그들의 삶에서 배운다. 그리고 각성한다.
책 '여자들의 집'은 가난이 여성에게 얼마나 잔인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아무리 작은 움직임이라도 결국에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단 한 번이라도 손 내밀어 주는 것의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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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펴냄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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