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에 추모 발언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추모 논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기업-친시장경제를 표방해온 행보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회의 공개 발언에서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주요 지도부 중 이종배 정책위의장만 “대한민국을 세계경제 대국으로 앞장서 이끄는데 헌신하신 세계적인 재계 거물 고 이건희 회장님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세계 역사에 기록될 반도체 성공신화를 창조한 혁신기업가의 타계에 애도를 표한다” “국내 1등이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는 국민적 자부심과 DNA를 심어줬다” 등 추모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실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공개적 추모 발언을 하지 않은 데대해 “있는 대로 받아들여 달라”며 “비대위원장 고유의 판단”이라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가 25일 이미 페이스북으로 입장일 냈기에 오늘 발언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건희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 썼다.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건희 회장 빈소에 보낸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이 고인의 별세에 대한 메시지를 묻자 “이건희 회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요즘 흔히 얘기하는 삼성전자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여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재벌 개혁을 주장해왔고 최근 여권이 추진하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경제 3법’에 찬성한 행보와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을 지낼 때 1987년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는 과정에서 재계와 충돌했다. 노태우 정권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며 정경유착, 대기업의 전방위 로비 등에 우려 목소리를 냈고 대기업 그룹을 겨냥해 비업무용 부동산 강제매각 조치를 실시하는 등 ‘칼’을 대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주 원내대표와 함께 이날 오후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