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김해신공항 계획은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따라 2005년 대구·부산·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 단체장들의 건의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12월 타당성 검토 지시를 하면서 본격화됐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또 다시 재검토에 들어갈 전망이다.
◇2005년 영남권 건의로 신공항 논의 시작…2006년 盧 전 대통령 지시로 본격화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영남권 5개 단체장은 2005년 협의체를 구성해 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듬해인 2006년 12월 당시 노 대통령의 검토 지시를 계기로 신공항 건설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07년 11월 당시 건설교통부(국토교통부의 전신)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1단계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는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고,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 정부는 신공항 타당성과 입지 조사를 위한 2차 용역에 착수했다.
이를 토대로 2009년 12월 대구·경북이 선호하는 경남 밀양과 부산이 주장하는 가덕도가 신공항 최종 후보지로 올랐다. 하지만 2011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이 낮게 나온 데다 지역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신공항 건설 계획은 전면 백지화됐다.
백지화됐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부활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였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12년 8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고,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3년 8월 영남권 항공수요 재조사에 착수했다.
박근혜정부 역시 동남권 신공항을 두고 지역 갈등이 극에 달하자 지난 2016년 프랑스 전문기업에 타당성 조사를 맡겨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대신 김해공항 확장안을 최적의 대안으로 결론 내렸다. 당시 부산 가덕도는 타당성 조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도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재차 이슈화됐다. 2018년 9월 부·울·경 단체장의 신공항 실무검증단 구성과 지난해 4월 부·울·경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관문공항역할 부적합 결론, 가덕도 동남권 신공항 건설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2019년 6월 국토교통부와 부·울·경 단체장들은 국무총리실의 검토 결과에 따르고 합의했고, 그해 12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구성돼 안전·소음·환경·시설 등 4개 분야에 대한 검증에 돌입했다.
검증위가 이날 검증결과를 발표하면서 검증 개시 11개월 만에 '근본 검토' 결론을 내리게 됐다.
◇정총리, 장관들 불러 후속조치 지시…민주당 '추진단' 설치·특별법 추진
검증위의 결과를 전달받은 정부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후속조치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국토부, 기재부 등 관계부처에 이번 검증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계획을 면밀히 마련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부도 이날 "2019년 6월 부울경 3개 단체장과 합의한 합의문에 따라 검증위 검증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향후 총리실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후속조치 방안을 조속히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검증위의 결과 발표로 인해 부산·울산·경남 등이 요구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 여당은 더욱 적극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발벗고 나섰다. 동남권 신공항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특별법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을 설치하고 단장에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부단장에 부산·울산·경남 시·도당위원장들과 조응천 국회 국토교통위 간사를 선임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예결위에서 심사 중인 동남권 신공항 관련 적정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비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확보하겠다"며 "행정절차의 생략 없이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특별법 안에는 시간적 단축뿐만 아니라 재정 확보, 행정적 절차 등을 압축시켜서 건설 일정을 당길 수 있는 것들을 포함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중에 특별법을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가덕도 신공항 추진까진 타당성 검토 및 대구·경북권의 반발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당초 가덕도 신공항은 지난 2016년 타당성 검토 당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또 부·울·경 지역은 이번 검증위 발표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고 있지만, 대구·경북은 "김해신공항은 PK만의 공항이 아니라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권 전체를 위한 신공항으로, 문제가 있다면 영남권 5개 시·도민의 의사를 다시 모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청와대는 검증위 검증결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관계부처장관회의 결과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언급만 내놨다.
이는 후속조치 계획이 마련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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