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테슬라의 SUV(승용형 다목적차) ‘모델X’ 화재사고로 탑승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참변을 당한 이는 대형 로펌 율촌의 윤홍근 변호사였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절친한 친구로 전해진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가 난 차에는 윤 변호사와 대리운전을 맡은 최모씨가 함께 타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테슬라 차종이 벽면과 충돌하면서 차체가 변형됐고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진 후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 발표에 따르면 사고를 겪은 대리운전기사는 “갑자기 차가 통제가 안 돼 벽면에 충돌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 때문에 처음엔 ‘급발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조수석 문을 열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기차 안전성으로 논란의 초점이 옮겨졌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은 테슬라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자동차를 만들 때는 충돌사고나 화재로 탑승객을 구조할 상황을 대비해 ‘충돌 시 잠금 해제’ 기능을 통해 도어 잠금장치가 해제되도록 설계된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차를 만들 땐 자동차 및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별보 14의3 ‘충돌 시 차체구조 기준’에 따라 모든 차가 충돌 후에도 좌석 열당 1개 이상 문이 열리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법규도 거론됐다.
이번 테슬라 모델X 사고는 승객이 사고로 인해 의식을 잃은 상태여서 내부에서 스스로 문을 열고 탈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모델X의 문 손잡이는 전기 스위치 방식이어서 전기가 차단될 경우 외부에서 문을 여는 것이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테슬라 차종은 전원이 차단됐을 때 내부에서도 문을 열기 어렵게 만들어져서 이용자가 위기 상황에서의 정확한 조작법을 미리 익혀두지 않으면 탈출이 쉽지 않다는 것도 공통된 지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만약 전원이 끊겨도 문을 쉽게 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 이 같은 사고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미 FTA 예외조항 때문에 생긴 안전 문제인 만큼 앞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만약 전원이 끊겨도 문을 쉽게 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 이 같은 사고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미 FTA 예외조항 때문에 생긴 안전 문제인 만큼 앞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모델X처럼 평소엔 숨겨져 있다가 필요할 때 튀어나오는 방식의 ‘플러시 핸들 타입’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현대자동차의 넥쏘에도 적용됐다. 차이점이라면 잠금장치와 기계적으로 연결돼 충돌이나 화재 상황처럼 차의 전원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바깥에서 문을 열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 같은 설계는 다른 완성차업체도 기본으로 여기는 부분이다. 충돌 테스트에서도 충돌 후 문이 열리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이유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체와 다른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거북이처럼 느린 기존 자동차 업체의 모습만 봤을 뿐 왜 느릴 수밖에 없는지 근본적인 부분을 간과한 결과가 이 같은 사고로 이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테슬라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안전장치를 마련해놨음에도 이용자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사고가 난 위기 상황에서 운전자가 문 하단의 스피커 덮개를 제거한 다음 케이블을 당겨서 열 수 있을지는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 기업으로서 테슬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놓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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