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신한금융, KB금융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등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의 판매가 없었던 KB금융은 대손충당금이 적었고 신한금융은 라임펀드 관련 비용으로 대손충당금을 3000억원 넘게 더 많이 쌓으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6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발표한 2020년 실적을 보면 우리금융을 제외한 3곳의 지주 순이익이 전년대비 상승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풍에 증권사 실적이 급증하며 금융지주의 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 주식 수수료·대출 증가 등 실적 견인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4552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4년 연속 3조 원대 당기순이익을 냈다. 


특히 수수료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룹 수수료 이익은 2조9589억원을 나타내며 25.6%나 불었다. 증권업 수입 수수료가 7933억원으로 무려 77.9% 폭증한 덕분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KB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당기순이익은 4256억원으로 65%나 불어나며 그룹 내 당기순이익 순위에서 은행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순수수료 수익이 9168억원으로 58% 늘어난 영향이 컸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982억원으로 5.8% 줄었다. 국민은행은 "이자 이익은 늘었지만 퇴직금이 늘고 충당금도 많이 쌓은 여파"라고 분석했다.


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은 3247억원으로 2.6% 늘었다. 보험 실적은 안 좋았다. KB손해보험 당기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30% 줄었다. KB생명보험은 2019년 160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232억원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신한금융, 라임투자 손실·코로나 리스크 반영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146억원으로 전년대비 0.3% 늘었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464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5% 줄었다.

계열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보다 10.8% 감소한 2조778억원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전년 보다 19.2% 증가한 606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생명은 전년대비 43.6% 증가한 1778억원, 신한금융투자는 29.9% 감소한 15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두 금융지주의 운명을 가른 요인은 대손충당금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과 일반적인 부실 관련 충당금을 쌓았지만 신한은 여기에 라임 등 사모펀드 보상 관련 손실까지 추가했다. 신한금융은 1조3906억원을 작년 회계에 충당금으로 처리했고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적은 1조434억원을 쌓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임 등 투자상품 손실과 코로나19로부터 파생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자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실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주당 배당금을 2019년(2210원)보다 20%가량 줄인 1770원으로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실적 발표에서 배당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금융위 권고(배당성향 20%)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