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삼성생명 암보험 미지급건에 대한 보다 강력한 제재안을 제시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생명 서초사옥./사진=삼성생명

금융위원회가 삼성생명의 ‘암보험 미지급 건’에 대한 중징계 수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정례회의 이전 절차인 안건 소위도 이례적으로 3차까지 개최한다. 소비자보호가 강조되는 시기인 만큼 보다 강력한 제재안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4월 중순 삼성생명의 징계 확정을 위한 안건소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 26일 2차 안건 소위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 했다. 2차에서는 삼성생명의 변론을 들었으며 삼성생명 주장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3차에서는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위 안건 소위는 삼성생명 제재를 놓고 처음부터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징계 수위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 같은 의사를 금감원에도 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원회는 지 1월 3일 삼성생명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에 대한 2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어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건에 대해 보험업법상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 의무 위반’으로 기관경고를 결정했다. 아울러 대주주와의 거래제한 위반과 관련해서도 기관경고 결정을 내렸다.  

기관경고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전결사항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사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다섯 단계로 나뉜다. 보통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기관경고가 확정되면 삼성생명은 향후 1년간 당국의 인가가 필요한 신사업을 할 수 없다. 제재심 심의결과는 법적 효력이 없으며 금융감독원장의 결재 및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500여건, 520억원의 암입원보험금 청구에 대해 부당하게 지급을 거절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번 제재는 이에 대한 후속 조처다.  


제재심의 핵심 쟁점은 암 치료 과정에서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때 약관상 입원보험금 지급 사유인 ‘직접적인 암 치료 목적’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삼성생명 측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와 연관이 없는 장기 요양병원 입원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요양병원도 약관상 보장하는 의료법상 병원의 범위에 포함되는 만큼 요양병원에 입실해 의사의 관리 아래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경우 약관상 입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2월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보험사 ESG경영 선포식’에서 기자와 만나 암보험·즉시연금 미지급에 대해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소송 진행 중이며 결정된 것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삼성생명에 대한 제재안 확정이 미뤄지며 삼성생명과 계열사인 삼성카드의 신사업 진출도 표류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신사업으로 마이데이터와 헬스케어를 추진 중이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인 핵심 주력사업이기도 하다.  

제재가 확정되지 않으면 삼성생명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심사중단제도 규제 완화 혜택도 받지 못한다. 심사중단제도는 대주주의 소송·조사·검사 등이 진행 중인 경우 신사업 인·허가와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절차를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이 중 대주주의 소송·조사·검사 등과 관련해 신사업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허용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경우 제재가 확정되지 않아 심사중단제도 규제완화 혜택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