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늘(29일) 시작된다. 이들은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 기업가치 평가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풋옵션 가치를 부풀려 허위 보고하는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올해 1월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안진 관계자 3명에 대한 조사를 벌인 끝에 이들이 부당이득을 벌이려고 했던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반격의 승기를 잡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이날(29일) 오전 11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딜로이트안진 관계자 A씨 등 3명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임직원 B씨 등 2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 요지를 들은 뒤 이에 관한 A씨 등의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향후 정식 재판에서 조사할 증인 등을 정리하는 등 심리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A씨 등은 딜로이트안진이 교보생명의 일부 FI 의뢰로 기업가치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어피니티 측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용역을 수행해 풋옵션 행사 가격을 부풀리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어피니티는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약 1조2000억원)를 매입하며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유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어피니티는 2018년 10월 약 2조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고, 최대주주는 계약의 적법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어피니티 측은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며 교보생명 주식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교보생명 측은 20만원대를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측의 주가 평가 과정에 참여한 딜로이트안진이 풋옵션 공정시장가치(FMV)의 평가기준일을 고의로 유리하게 선정해 적용하고, 일반적인 회계원칙에 적절하지 않은 평가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딜로이트안진은 풋옵션 FMV를 산출하면서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행사시점인 2018년 10월23일이 아닌 2018년 6월을 기준으로 1년 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교보생명 측은 "딜로이트안진이 산정한 FMV는 의뢰인이 부당한 이득을 얻게 하도록 가담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 등이 공인회계사의 공정·성실 의무 등을 규정하는 공인회계사법 제15조 3항과 명의대여 등을 금지하는 22조 4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해당 규정은 공인회계사가 직무를 행할 때 허위보고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거나 위촉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금전상 이득을 얻도록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어피니티 측은 이번 기소 건은 가격산정의 적정성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가치 평가는 적법하고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입장을 밝혔다.
교보생명과 어피니티 측은 이 사건과 별개로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중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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