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직급체계를 손질한다. 조직구조를 개편하고 유니폼을 없애는 등 조직에 수평문화를 정착하려는 시도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번달부터 임원 직급체계에서 '전무'를 없애고 '부행장-상무'로 간소화한다. 지난해 12월말 팀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개편해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앞서 하나은행은 '3S'(Simple, Speed, Smart)라는 조직혁신 원칙에 주목해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 단계를 '팀 리더-임원-CEO'로 줄이고 직급 대신 영어 이름으로 상대를 부르는 등 ‘탈 직급’에 집중했다. 직급 조직구조 개편이 업무 방식의 변화를 끌어낸다는 판단에서다.
하나은행 측은 "조직구조 변경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며 "조직 혁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하고 유연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부터 조직이나 팀 구분 없이 업무공간을 구성해 부서장을 포함해 조직원이 일하는 자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좌율좌석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복장 자율제 도입, 사내 호칭 단일화… "수평적 조직 위해"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은행원의 유니폼도 사라지는 추세다. 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유니폼을 없애고 전 직원 대상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은 모두 복장 자율제를 시행하게 됐다.
농협은행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니폼을 폐지하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자는 의견이 많아 이를 반영했다. 지금까지 5급 이하 여성 직원은 유니폼, 남성 직원과 4급 이상 여성 직원은 정장을 착용했지만 오는 9월 말까지 유예기간을 둬 5급 이하 여성 직원들은 유니폼과 자율복을 혼용할 수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9월 자율 복장을 허용했고, 신한·우리·하나은행 등도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산업은행과 대구은행·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유니폼 없애기에 나섰다.
카드업계도 변화에 한창이다. 호칭 손보기가 대표적이다. BC카드는 직급과 직책 대신 닉네임을, 하나카드는 영어 이름으로 동료와 소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모든 사내 호칭을 단일화했다. CEO(최고경영자)도 예외는 아니다. 신한카드는 앞서 ‘디지털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통해 사내 호칭 변화, 자율좌석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임직원 전원의 사내 호칭에 직책명을 빼고 '님'을 사용하는 게 골자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본격화되는 디지털 금융시대에 CEO, 임원, 부서장 직책명까지 없앤 것은 스피디하고 애자일한 과업 수행을 지원하고 상호 존중 기반의 수평적 소통을 위한 것"이라며 "ABC 혁신 전략을 통해 일류 조직문화 구축과 더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더 큰 차별된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