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하는 쉐보레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차주 L씨는 가벼운 접촉사고로 범퍼를 교체하기 위해 정비소에 가서 수리를 하고 왔다. 수리기간 1주일에 수리비는 무려 1000만원이라는 견적서를 받아든 A씨. 견적서 내용을 보니 실제 고장 난 범퍼 외에 부품 다수 교체비가 포함됐고 부품가격 기준마저 불투명했다.
수리비 과다청구가 의심된 A씨가 다른 서비스센터에 동일 작업을 문의한 결과 70만원이면 된다고 들었다. 같은 작업이었는데도 3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자동차 사후서비스 관련 소비자 상담 중 자동차 점검·수리 관련 상담이 9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 수리비 청구 관련 상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체마다 책정한 공임이 제각각이어서 불만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상담사례를 살펴보면 같은 정비에도 수리업체에 따라 가격차가 1.5배나 됐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19년 1월 1일부터 2021년 5월 21일까지 접수된 자동차 수리·점검 관련 불만은 1만747건으로 집계됐다. 매달 평균 370건의 불만이 접수됐으며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4440건의 불만이 접수된 것이다. 전체 항목 중에서는 아파트에 이어 11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수리·점검 관련 불만은 지난 2012년 4824건을 기록한 이후 2013년 5409건, 2014년 6222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다시 4000건대로 내려앉았지만 아직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자동차 수리비 중 부품비를 제외한 공임은 현재 업체에서 임의로 책정해 요구한 금액을 소비자가 지불하는 형태"라면서 "사전에 수리비를 비교하기 어려워 과다한 수리비를 요구해도 지불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수리비 중 부품값은 각 업체별 공개가 의무화돼 2014년 8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공임의 경우 공임 공개가 개인이 정비업체로 차를 맡길 때에만 시행된다는 점은 문제로 남아있다. 현재 시행되는 공임 공개가 보험사와 정비업체 간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가 정비업체에 수리를 맡길 때에는 표준화된 공임이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비싸게 수리비가 책정되면서 결국 전체 자동차보험 소비자의 보험료를 끌어 올리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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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인상? 동결?━
현재 자동차보험사들과 정비업계는 정비수가 인상을 두고 3차 논의까지 벌였다.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사고 차량을 정비업체가 수리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정비수가 산정에 관한 사항 등을 협의하는 회의체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보험업계, 정비업계, 공익대표 각 5인으로 구성됐다. 공익대표에는 국토부와 금융위원회, 소비자단체 등이 포함됐다.
법 시행 전에는 국토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한 후 연구용역 등을 거쳐 정비수가를 결정·공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비수가가 시장에서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 같은 의견을 정부가 반영하면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가 법제화됐다.
정비업계는 인건비·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정비수가 8.2% 인상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국토부에 이미 제출했다. 보험업계는 정비수가가 오를 경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최소한의 인상' 또는 '동결' 의견을 피력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3차 회의에서 정비업체들의 인상안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비업체들의 전체적인 안건을 다시 제대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정비업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비수가가 인상될 경우 보험사가 느끼는 압박은 커진다.
현재 보험사들은 정비업계의 입장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최소인상’이나 ‘동결’ 수준에서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법적으로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에도 반영되는 만큼 민간 보험사에서 운영하더라도 사회보험에 준하는 공적 기능이 강하다.
이 때문에 보험사에서도 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금융감독원 자동차보험팀장은 “정비수가가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정비수가는 전체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극히 일부분이며 차후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인 홍원학 부사장은 지난 12일 ‘2021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자동차보험 보험요율 인상 계획에 대한 질문에 “정비수가 인상 등 외부적인 보험물가 상승 요인에 대해서는 감독당국과 적극 협의해 요율 정책 반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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