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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한테 직접 소변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그래도 가입하시겠습니까.” 
요즘 일부 손해보험사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하면 돌아오는 답변이다. 건강한 20대 청년도 예외가 없다. 일부 보험사는 50대만 돼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한다. 또 얼마 전 병원에 다녀온 적 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기 일쑤다.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실손보험 가입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실손보험을 들려면 다른 보험까지 같이 가입해야 하고, 실손보험 단독으로는 안 받아주는 경우도 많아졌다.


‘국민보험’이라는 실손보험이 ‘미끼 상품’으로 전락한 이유는, 보험사 입장에서 이 상품은 만년 적자인 애물단지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웬만하면 병원에 덜 가는 분위기인데도 적자 폭은 되레 커질 정도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20대 이상도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어야 가입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실손보험 가입조항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40대 이상부터 건강검진 진단서를 요구했지만 연령을 20세 이상으로 낮춘 것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123.7%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손해율이 100%를 초과하면 보험사가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21.2%를 기록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들이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며 점점 가입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실손보험 최대 가입연령을 60세에서 40세로 낮췄다. 비슷한 시기 한화생명도 65세에서 49세, 동양생명은 60세에서 50세로 내렸다. 한화손해보험은 실손보험의 방문진단 심사 기준을 기존 41세에서 20세로 낮췄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해부터 만 21세 이상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경우 방문진단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판매 중단하는 보험사도 속출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오는 7월부터 실손보험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양생명이 판매를 중단한면서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NH농협생명 5곳만 남게 됐다.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이 2011∼2013년에 일찌감치 실손보험을 포기했고 2017∼2019년에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등이 잇따라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부터 취급을 중단했다. ABL생명도 오는 7월부터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실손보험이 주력 상품인 손해보험업계와 달리 생명보험업계는 적자투성이 실손보험을 더는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보험사가 늘어나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손해율을 생각하면 보험료를 필수적으로 인상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압박 등으로 인해 현실화 가능성이 적어 자구책으로 가입을 제한하는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