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들이 속속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사진은 ABL생명 여의도 사옥./사진=ABL생명

ABL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라이나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에서 더 이상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을 가입할 수 없게 됐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이날(29일) 오후 마케팅 회의를 열고 4세대 실손보험 판매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한다. ABL생명의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2.2%로 보험업계 적정손해율인 100%를 30%포인트 이상 웃돈 데다 보유계약 건수도 10만건으로 낮다. 보험업계에서는 ABL생명이 이날 4세대 실손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이 2011∼2013년에 일찌감치 실손보험을 포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주력 상품인 손해보험업계와 달리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은 적자투성이 실손보험을 더는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보험사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보험사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에서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사실상 보험료마저 올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오는 7월부터 판매되는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낮아진 대신 자기부담비율이 늘어난다. 또 기존 실손보험과 달리 급여(주계약)와 비급여(특약)으로 분리한 상품이다. 필수치료인 급여(주계약)의 보장은 확대하고 환자의 선택사항인 비급여(특약)에 대해서는 의료이용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할증되는 구조다. 

자기부담비율은 급여 10%에서 20%, 비급여 20%에서 30%로 높이고 기존 실손 대비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은 완화된다. 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의 대표적인 적자 상품이다. 위험손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32.6%로 여전히 13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병원이용 감소 등으로 2020년 1분기에는 120%대로 손해율이 낮아졌지만 다시 상승추세로 돌아섰다. 

발생손해액은 2021년 1분기 기준 2조 7290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전인 지난해 1분기(2조 5577억원)대비 오히려 증가한 상황이다. 따라서 일부 보험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