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맞는 보험 재설계(리모델링)가 필요하다고 권유해서 믿고 따랐는데 분통이 터집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55)는 올해 초 위암 1기 판정을 받고 한 보험사에서 3000만원의 진단금을 받았다. 하지만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5000만원의 진단금을 받을 수 있었다.
김씨가 진단금을 적게 받은 것은 실적을 쌓기 위한 설계사의 권유로 작년 하반기에 보험을 갈아탔기 때문이다. 이른바 ‘승환계약’의 덫에 걸린 탓이다.
김씨가 암 보장이 되는 건강보험에 가입한 것은 11년 전이다. 하지만 최근 한 설계사의 “보험료 납입 기간이 지나 해지해도 별다른 손해가 없는 데다 보장 기간이 긴 더 좋은 상품이 나왔으니 새로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말에 넘어갔다.
새로 가입한 상품의 보장금액이 과거에 비해 40%나 적다는 것은 위암 판정을 받고서야 알았다. 또 보장하고 있는 질병 종류도 절반 수준이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푸본현대생명이 부당승환계약 한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 5000만원을 부과했다. 부당승환은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거나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부당승환 계약 발생시 소비자는 기존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낸 보험료보다 적은 금액을 환급받거나 보장범위가 줄어드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계약자가 기존계약 소멸 후 새로운 보험계약 체결 시 손해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녹취 등의 방법으로 명백히 증명하지 않고 기존보험계약(208건)이 소멸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전화를 이용하여 새로운 보험계약 144건을 청약하게 했다.
일부 보험의 주요 보장내용이 비교안내확인서에 출력되지 않도록 전산시스템을 운영했다. 2019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기간 중 전화로 무배당 보험 총 5건을 모집하면서 기존계약과 신계약의 중요사항을 비교하여 안내하지 않았다.
푸본현대생명은 2017년 1월에서 2018년 11월까지 기간 중 통신판매 보험 모집시 표준상품설명대본에 면책사항 안내 내용을 누락했다. 해당 기간에 255건의 보험 계약에 대해 중요사항을 설명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존 보험계약과 보장 내용이 유사한 새로운 보험계약을 비교안내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설계사들이 계약 전환을 유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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