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카카오·토스 등 핀테크업체들과 손잡고 배타적사용권'(독점적판매권)을 부여받은 기간에 비슷한 상품을 사전 판매하면 최대 1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내게 될 전망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는 최근 DB손해보험(이하 DB손보)이 토스 플랫폼을 통해 삼성화재 백신보험 배타적사용권이 만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한 걸 적발하고 배타적사용권과 관련한 협정 내용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배타적사용권 침해 행위 조항을 구체화해 동일·유사상품 판매를 포함해 제3자를 통한 침해 등 실질적으로 배타적사용권의 효력이 무력화될 수 있는 행위를 협정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어길 시에는 제재할 방침이다.
신상품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의 효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간접적으로라도 이를 무력화할 경우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회사의 배타적사용권 부여기간 중에 직접 또는 제3자 등을 통헤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은 상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판매, 홍보, 마케팅하는 행위 등은 배타적사용권의 침해로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토스 등 핀테크사들은 협회 회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핀테크사와 손잡고 사전판매 한 보험사를 제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배타적사용권이란 보험 상품의 독창성과 유용성 등을 평가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만든 회사에게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 다른 회사가 비슷한 상품을 따라 만들어 팔지 못하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국내 보험사들이 오랜 기간 '붕어빵'처럼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 비슷한 가격에 팔면서 양적 경쟁에만 몰두하자 이를 쇄신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배타적사용권이 부여된 기간에는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 팔거나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는 것은 그간 보험업계의 암묵적인 '룰'이었다. 어길 경우 최대 1억원의 제재금이 부과됐지만 제도가 도입된 2001년 이후 20여년간 이를 침해한 보험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대표적인 빅테크인 토스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3월 이른바 백신보험으로 불리는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에 대한 3개월짜리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오는 28일 종료되는데, 토스가 오는 7월부터 DB손해보험이 만드는 관련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내용을 미리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다.
토스 측은 보험 상품을 직접 만드는 보험사가 아니라 판매만 담당하는 GA(법인대리점)를 운영하는 것이고, 상품판매는 삼성화재의 배타적 사용기간이 끝나는 7월에 시작할 예정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토스 측은 "백신 보험 무료 가입 이벤트는 전국민의 조속한 일상 복귀와 빠른 백신 접종 진행을 돕고자 하는 취지이며, 사전 신청일 뿐 상품은 별도로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는 배타적 사용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직접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어도 간접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한 것 자체가 배타적사용권 도입 취지에 위배된다고 지적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과 관련한 세부 처리지침에 따르면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은 회사의 독점적 권리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일체의 마케팅 행위를 배타적사용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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