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와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회위원회 직후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는 앞으로 8월26일, 10월12일, 11월25일 등 모두 3차례 남았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간담회에서 '당분간 현재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한 이후 2개월이 지났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당분간'이라는 표현은 안 쓰는 것이 낫겠다는 논의가 있어 문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소수의견 1명이 나왔다. 고승범 금통위원이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물가가 뛰고 있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10조1000억원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모두 전월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 금융권의 주담대는 6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4조5000억원) 보다 증가액이 늘었다. 지난 5월 큰 폭(-6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지난달 3조7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금통위 "금융불균형 해소에 가장 역점둬야 할 때"

이에 이주열 총재는 가계빚 급증과 자산과열 등 금융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부채가 과도하다는 것"이라며 "경제주체들의 차입을 통한 자산투자 등 수익 추구 행위가 상당히 과도하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를 해소하는 데 상당히 시간이 걸리기에 자꾸 지연시킬 게 아니고 빨리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며 "이날 금통위에서도 관련 얘기가 있었고 이에 다수 위원은 금융불균형 해소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때라는 의견을 공유했으며 통화정책은 그런 방향에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터지고 취약계층이 더 어려워졌는데 금리를 올리면 괜찮겠냐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며 "한은이 왜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가볍게 넘기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지금 상황에서는 통화보다는 아무래도 선별적 지원이 가능한 재정 정책을 통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라며 "지금 정부가 큰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것도 코로나19 재확산에 어려운 계층을 더 많이 지원하기 위함이고 재정과 통화 정책이 엇박자는 아니라고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현재로선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1차적으론 소비 회복세가 주춤할 수 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은 5월 전망했던 4% 수준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확진자수가 늘면서 감염병 전개 상황 불확실성 높은 것 사실이나 경제성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줄 정도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