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집값이 떨어지면 소비와 물가 등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김포시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매 및 전세 시세를 알리는 매물표가 게시된 모습./사진=뉴스1
가계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집값이 떨어지면 소비와 물가 등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급등세를 이어가는 집값이 향후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선 미리 가계부채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주택가격 변동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비대칭성 분석’이라는 ‘BOK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일반적으로 ‘부의 효과’와 ‘차입제약’을 통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주택을 보유한 가계는 주택가격의 변동을 자산의 증감으로 인식해 소비를 늘리거나 줄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집값이 오르면 담보가치도 상승하는데 이는 가계의 차입 여력을 높여 소비를 촉진한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면 담보가치의 하락으로 기존 부채를 상환해야 하거나 추가 차입 여력도 어려워짐에 따라 소비가 줄어든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 상반기에만 3.18% 올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상승률(3.01%)을 반년만에 넘어선 것이다.
주택가격의 변동에 따라 소비가 늘거나 줄면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지거나 작아진다. 한은은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가격 하락폭이 컸던 주요 11개국의 주택가격 고점 전후 8분기 동안 소비증감과 인플레이션을 살펴보면 주택가격 하락 시 소비가 더욱 크게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며 변동성 역시 확대됐다며 "반면 위기 이전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소비와 인플레이션 변동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표=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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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많을수록 집값 하락 충격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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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수준이 높을수록 집값 하락에 따른 소비·고용 충격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LTV)이 75%와 40%로 나눠 충격 정도를 분석했다. 주택가격 하락 수준은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던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수준인 20%로 정했다. 한은이 이같은 설정값을 두고 조사한 결과 LTV가 40%일 때에는 집값이 20% 하락해도 소비와 고용에 큰 영향이 없었지만 LTV가 75%일 때는소비와 고용 모두 8분기 이내에 4% 가까이 급락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경우 주택가격 상승 시 소비 증가(부의 효과)는 제한적이나 주택가격 하락 시 소비 위축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며 "고용 측면에서도 주택가격 하락 시 고용 하락폭이 주택가격 상승 시 고용 증가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택가격이 실물경기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주택가격 상승 시에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하락 시에는 유의하게 나타났다"며 "이러한 비대칭성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주택가격의 변동성 확대는 실물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레버리지를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누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은은 주장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 암호자산 등 자산시장 전반에 레버리지를 통한 자금쏠림이 심화되고 있어 자산시장 관련 리스크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고 한은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