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2020.08.27/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중 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가 또 한 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주택 매수)'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열풍으로 가계 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그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자 빚내서 투자한 '빚투족'과 영혼을 끌어 모으듯 돈을 마련해 집을 산 '영끌족'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논의하겠다고 시사했다.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8월 금통위가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에 대해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외 금융기관도 한은의 8월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8월 금융시장 브리프'를 통해 "한은이 오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투자 호조, 백신 보급과 대규모 초과 저축에 기반한 소비 반등, 추경 등 확장적 재정 기조,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같이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한은의 첫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오는 10월에서 8월로 앞당겼다. 

조만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한은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개인 대출(주담대·신용대출 등)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8000억원 증가한다. 


같은 조건에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경우 대출만기 연장이 9월 종료되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제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가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보다 더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대출은 은행채 금리를 대출 기준금리로 사용하는데 은행채 금리는 시장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어 변동폭이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신용대출은 은행을 중심으로 15.2% 늘어나면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올 3월 기준 국내은행 신용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77.7%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정상화 경로와 강도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자산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제는 채무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펀더멘탈에 근거한 합리적 투자관행을 정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