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이달들어 주담대 우대금리를 축소한 데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0월 오르면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의 한 은행 입구에 걸린 대출 안내 현수./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권고한 가계대출 총량한도에서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었던 KB국민은행마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변동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번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의 인상폭은 0.15%포인트로 큰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3일)부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일부 상품의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축소했다. 대상은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6개월 주기를 기준으로 하는 상품이다. 우대금리를 줄이면 사실상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65∼4.15%에서 연 2.80∼4.30%로 상향된다. 다만 주담대 혼합형금리(고정금리)은 연 2.76∼4.26%로 기존 그대로 유지된다. 이와 함께 신규 코픽스 6개월 주기를 기준으로 하는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우대금리도 0.15%포인트 줄어 연 2.64∼3.84%에서 연 2.79∼3.99%로 올랐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과 ‘우리부동산론’의 우대금리 최대한도를 0.3%포인트씩 축소했다. 우리아파트론의 우대금리가 0.8%에서 0.5%로, 우리부동산론의 우대금리가 0.6%에서 0.3%로 줄었다. ‘급여·연금 이체’ 항목의 우대금리도 기존 0.2%에서 0.1%로 0.1%포인트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전세대출 상품인 '우리전세론'의 우대금리 항목 중 일부도 없앴다. ▲급여·연금 이체(0.10%) ▲신용카드 사용(0.10%) ▲적립식 예금·청약종합저축 납입(0.10%)에 대한 우대금리 항목을 삭제한 것이다.
대출 여력있던 국민, 금리 올린 이유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올 들어 지난 7월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각각 2.6%, 2.9%에 그쳐 금융당국이 설정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5~6%)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이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단하면서 KB국민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 '풍선효과'가 발생함에 따라 이같이 우대금리 축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의 8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연말대비 3조5904억원(3.08%)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증가액이 3조5711억원(16.76%)으로 증가율이 더 두드러졌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이달에도 이같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우대금리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풍선효과에 은행권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강화되면 대출금리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져 예대마진(예대금리 차)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달 26일 0.25%포인트 올리면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도 올리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등을 이유로 은행들이 대출 우대금리를 잇따라 축소하고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대출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예금금리는 기준금리를 반영하지만 대출금리의 경우 국채와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올라갈 때 조달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가산금리도 함께 올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0.05~0.4%포인트 올린 상태다. 이에 앞서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연 0.5%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분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일찌감치 큰폭으로 올려왔다. 은행권에선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경우 금융채 AAA등급 5년물을 기준으로, 신용대출의 경우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금리로 삼는다. 금융채 금리는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지난 2일 기준 금융채 6개월 금리는 1년전보다 0.31%포인트, 금융채 5년 금리는 0.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6개월과 5년 금리는 각각 0.33%포인트, 0.46%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예대마진은 더욱 벌어졌다. 지난 7월말 일반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각각 연 3.89%와 2.81%로 전월보다 각각 0.14%포인트, 0.0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는 각각 연 0.91%, 연 1.14%로 전월보다 0.02%포인트씩 오르는데 그쳤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11%포인트에 달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인상돼 수신금리를 조달비용으로 반영해 산출되는 코픽스도 10월 15일 발표될 때 오를 것으로 보여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주담대 금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