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명동지점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달 말 KB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5%에 육박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6%대를 맞추려면 '막판 관리'에 주력해야 하는만큼 연말 대출절벽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달말 기준 4.9%로 전월말보다 무려 1.3%포인트 뛰었다. 금융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상한선인 6%에 성큼 다가섰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오른 곳은 KB국민은행뿐만이 아니다.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은 5.2%, 우리은행은 4%로 전월보다 0.6%포인트씩 상승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신한은행도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한 3%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8월24일부터 가계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NH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전월말대비 0.3%포인트 떨어진 7.3%를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말 기준 702조8878억원으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4.88% 늘었다.


이처럼 지난 9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6%룰'을 맞추려면 은행권은 새해까지 남은 3개월동안 대출을 더욱 옥죌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각종 가계대출 제한조치를 내놨다. NH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으로 다른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함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은 지난달부터 신용대출의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이에 더해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지난 1일부터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신규취급을 아예 중단했고 하나은행도 주담대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가입을 중단했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23일부터 MCI·MCG 신규가입을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퍼스트홈론' 금융채 1년물, 3년물을 기준금리로 하는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대출시장 더 얼어붙는다… "실수요자 어쩌나"
문제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1539억원이었는데 금융당국이 정한 증가율 목표치인 6%에 맞추려면 앞으로 5대 은행에서 나갈 수 있는 대출액은 총 7조5000억원에 그친다.

지난 9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4조729억원인 점을 감안해 앞으로도 이같은 증가폭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마지막달인 12월에는 은행에서 대출을 집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

금융당국도 이달 가계대출 추가규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단계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조기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내년에도 가계대출을 더욱 조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6%대)보다 낮은 4%대로 의견을 모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월에는 농협발 가계대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여유가 있었던 은행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연말로 갈수록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