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용혜인(기본소득당·비례대표) 의원실에서 시중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증권사, 카드사 164곳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2020년 경제부처·기관 출신 공직자가 금융사에 취업한 인원은 250명으로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2016년 199명보다 25.6% 증가했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 주요 5개 경제부처·기관의 금융기관 취업도 102명에서 124명으로 늘었으며 기획재정부 출신자는 39명에서 43명으로 늘었다.
이 중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재취업이 두드러졌다. 2017~2020년 경제부처·기관 출신 공직자의 1금융권 17개사에 취업한 인원은 70명으로 2013~2016년 37명에 비해 89.2% 증가했다. 같은 시기 저축은행 78개사 또한 50명에서 72명으로 증가율이 44%에 달했다. 반면 증권사(39개사)는 59명에서 52명으로 11.9% 감소했으며 카드사(2개사)는 3명을 유지했다.
재취업한 직급 또한 1~4급 고위직 공무원이 대부분이었다. 2013~2016년 1~4급 공직 퇴임자의 재취업 인원은 56명으로 전체 재취업 공직자의 91.8%를 차지했지만 2017~2020년에는 73명으로 23명 늘어 구성 비율은 86.9%로 소폭 감소했다.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는 재산등록의무자인 공직자가 재직 중에는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등의 부정한 유착관계 형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퇴직 후 업체에 취업한 후에는 퇴직 전에 근무하였던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 방지를 목적으로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하였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취업 제한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다. 다만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취업이 가능하다.
현 정부 들어 고위공직자의 취업이 증가했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2015년 3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제도가 시행되고 지난해 6월 심사 매뉴얼 개정이 있었음에도 모호한 예외 조항으로 인해 재취업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박대수(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이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받은 취업 심사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73%였던 예외 규정 심사 통과율은 지난해 90%까지 증가했다.
예외 규정은 재취업하려는 곳과 업무 연관성은 있지만 예외적으로 퇴직 공무원 취업을 허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공공의 이익’ ‘산업 발전 및 과학 기술 진흥’ ‘국가 안보와 대외 경쟁력 강화’ ‘전문성이 증명되고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 9가지 사유에 대해서는 퇴직 공무원에 대해 취업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예외 규정을 이용해 심사를 통과하는 비율은 매년 늘었다. 전체 통과자 중 예외 규정 적용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8.2%였지만 지난해 13.9%, 올해 1~3월엔 23%를 기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큰 정부'를 지향함에 따라 규제도 강화되고 고위 공직자 임용도 늘어 퇴임공직자의 재취업율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정부 때보다 심사를 개정했음에도 특정 시기에 심사율 자체가 증가한 것은 심사 과정에 허점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