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 특히 신용대출은 올해 들어 첫 감소세를 보였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사진=뉴스1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신용대출은 올해 들어 첫 감소세를 보였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6조3258억원으로 전월말대비 0.49%(3조438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해 들어 전월대비 가계대출 증가폭이 가장 컸던 때는 지난 4월로 증가액이 9조2266억원 달한 바 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가계대출 증가액이 6조2009억원에 이르렀다. 이후 가계대출 증가액은 3~4조원대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올해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달말 기준 5.40%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5대 은행 가운데 가계대출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던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 9월말 7.29%에서 10월말 7.07%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8월24일부터 가계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했는데 이후 대출 증가세가 꺾이는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농협은행을 제외한 은행 4곳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모두 상승했다. 비교적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여유가 있었던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4.4%로 전월말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0.61%포인트 오른 5.50%, 우리은행은 0.58%포인트 오른 4.63%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은 5.41%로 0.22%포인트 올랐다.

4대 은행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적은 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주택·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 ▲신용대출 ▲비대면 대출(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주담대 잔액은 전월대비 0.76%(3조7988억원) 증가한 501조216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도 축소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효과 봤나
반면 신용대출은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줄이고 마이너스통장(마통) 한도를 5000만원 이하로 일제히 축소한 효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279억원으로 전월대비 0.12%(1720억원) 줄었다.

특히 은행들이 가계대출 잔액을 줄이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면제해주며 꺼내든 상환 유인책도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은 11~12월 가계대출을 일부 또는 전액 갚는 고객에게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준다. 기업은행은 오는 9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가계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50% 감면한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면 고객은 자금이 생겼을 때 바로 대출을 갚을 수 잇어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선 대출 잔액이 줄어드는만큼 가계대출 증가율을 낮출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조이기로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대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2억원 이상 대출부터 차주단위 DSR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