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정입법권을 통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은 예산편성권을 국회로 가져온단 주장만큼이나 반헌법적"이라며 "소수정당 식물 대통령 운운하는 것은 거대 의석으로 사사건건 새 정부 발목 잡겠단 다수당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할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회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제출한 시행령 등이 법률의 취지나 내용에 합치되지 않다고 판단되면 소관 기관의 장에게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현행 국회법은 시행령 등이 법률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국회가 검토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개정안은 국회가 시행령 등에 직접 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경우 해당 기관의 장은 요청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무부 산하에 인사정보검증단을 신설한 것이 추진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시행령까지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무처 당직자 조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이용해 최소한의 견제를 넘어 본인들이 선거 승리한 양 권한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이번 지방선거를 삼아 심판했다고 생각한다"며 "소위 검수완박 논란으로 대표되는 입법독재 시도에 대해 국민이 규탄한 것일 텐데 대통령 취임 초반기부터 권한 약화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재차 냉혹한 평가를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당 입장에서 입법 권력이 사실상 민주당의 독재로 인해 과대해진 상황 속에서 입법부 독재를 행정부가 견제한다는 것이 옳지 않지만 행정부가 일 할 최소한의 영역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 요구권을 갖는 것은 위헌 소지가 많다고 본다"며 "시행령은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고 시행령 문제 해결은 헌법에 정해진 방식과 절차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위헌 소지'를 언급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발의도 되지 않은 법을 가지고 대통령이 먼저 발언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아직까지는 개인 의원의 법안이고 발의되면 검토해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박근혜 대통령 시절 유승민 전 의원도 관련 취지 법안을 발의한 바 있어 그런 부분도 포괄해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의를 준비 중인 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국회 패싱 방지법'에 국민의힘이 '국정 발목 꺾기'라며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국회의 입법권 발목 꺾기는 생각 안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 패싱 방지법 발의 이유에 대해 "모법을 위배해 시행령·시행규칙이 행정입법 위임 범위를 벗어나 제정되면 모법이 무력화한다. 그러면 입법 권한이 침해된다"며 "(상위법 우선 원칙이 안 지켜지면) 삼권분립이 흔들리고 법치주의의 가장 큰 기초가 흔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서 "2015년에 이 법과 거의 유사한 '유승민 국회법'에 권 원내대표는 찬성했다"며 "(당시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를 지지하고 옹호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국회의 정당한 입법권 행사를 위헌으로 몰고가는 무지마저 보여줬다"며 "오직 '소통령 한동훈'을 위해 제멋대로 시행령을 뜯어고쳐 인사정보관리단을 만들어 준 것이 누구냐"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식 논리면 인사정보관리단이야말로 '위헌 조직'이다"라며 "국회가 정당한 권한을 행사해 정부의 독주를 막는 것은 단호하게 위헌이라는 윤 대통령의 내로남불이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정부의 일방적 시행령 개정을 막는 입법을 시도하자 '배신의 정치' 운운하며 끝내 자리에서 몰아냈던 박근혜씨의 불행한 그림자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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