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이커머스의 저가 공세가 무섭지만 규제에 기대기보다 경쟁력을 키우려는 고민도 필요하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국내 이커머스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 중 하나다. /사진=쿠팡
지난겨울 한 캠핑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농협에서 만든 에어침대를 중국 쇼핑몰에서 판다는 소리가 아니다. '농협'은 캠퍼들 사이에서 캠핑용품 브랜드 '네이처하이크'(Nature Hike)를 뜻하는 은어 중 하나다. 영문 약자 'NH'가 농협과 같아서 우스개로 쓰이게 됐다.
네이처하이크는 중저 가격대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이지만 국내 구입가격과 해외 직구가격이 꽤 차이 나는 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물류가 자유롭지 않던 당시, 인기 아이템 중 하나인 에어침대는 국내 판매가가 17만원대,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판매가가 8만원대였다. 두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알리로 몰렸다.
코로나19가 풍토병화하고 해외 물류가 다시 활기를 띠자 글로벌 이커머스가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국경 없는 직구를 뜻하는 '크로스보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한 중국발 저가 공세로 유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알리, 테무, 쉬인으로 대표되는 중국계 저가형 쇼핑 플랫폼이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를 위협하자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국내 시장을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사업자가 아닌 개인도 구매가 가능한 도매 플랫폼 1688의 상륙 소문까지 더해지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형국이다.
반면 저가형 쇼핑몰들은 짝퉁, 저품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드물지만 물건을 주문해도 제품을 보내지 않고 쇼핑몰을 폐쇄하는 판매자도 있었다. 이것은 비단 중국계 플랫폼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전북에 위치한 온라인 쇼핑몰 '웁스'에서 비타민·이어폰 등을 주문했다가 판매자가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해 많은 소비자가 피해를 본 사건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의심스러울 만큼 싸길래 주문할 때 살짝 불안했는데 역시나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장은 저가 공세가 무섭겠지만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더 영리하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가성비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은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 찾는다는 뜻이 아니다. 성능이 좋지 않으면 가격이 아무리 싸도 구입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최근 K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유례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K라면은 지난해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중소기업이 만든 K뷰티 제품은 7조원을 넘어섰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국경이 사라진 만큼 K커머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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