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23일부터 9월11일까지 자사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키로 했다. 사진은 지난 6월 파이브가이즈 국내 오픈 1주년 기념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 부사장. /사진=뉴시스
'한화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자 경영 승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쉬운 본업 성적이 숙제로 남아 있다.
23일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이날부터 9월11일까지 자사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은 기존에 보유한 2.3%를 포함해 약 19.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이번 공개매수에 54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매수는 전액 김 부사장 개인 자금으로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부터 137회에 걸쳐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이 20%에 가까운 지분을 대거 확보하며 승계구도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김 부사장을 전략본부장에서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했다. 김 부사장이 지휘하는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상장 이듬해 바로 적자 전환… 백화점 점유율 매년 하락
한화갤러리아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63억1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8% 감소하고 영업손실 44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최근 본업의 부진은 아쉬운 부분이다.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백화점 부문 매출이 하락하면서 상장 이후 첫 적자전환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63억1800만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8% 감소한 수치다. 영업손실 44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듬해 적자전환이라는 뼈아픈 성적을 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불황으로 인한 백화점 소비 위축'을 이유로 들었지만 같은 기간 경쟁 백화점 빅3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올 2분기 매출 6119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1조746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보다 0.7% 증가한 86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시장 점유율도 떨어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올 상반기 백화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대비 0.3%포인트 빠진 6.5%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점유율은 ▲2021년 8.1% ▲2022년 7.8% ▲2023년 6.8%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한화갤러리아의 매출 92%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나온다. 최근 관심을 모은 햄버거와 와인 등 식음료 부문의 매출은 전체 8%에 그친다.

업계는 김 부사장이 미래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본업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푸드테크, 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핵심 사업인 백화점을 탄탄히 하는 것이 우선 순위다"라며 "이런 식으로 적자가 계속된다면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며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는 것에 비해 갤러리아는 눈에 띄는 쇄신 노력이 없다"면서 "명품 백화점 하면 '갤러리아'를 떠올리던 과거의 영광을 빨리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