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비티코인 오지급 사태를 일으킨 빗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안내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 사진 속 시세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관련해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수십만개의 비트코인이 오지급 된 것도 문제이만 아무런 차단 시스템 없이 오지급 된 코인이 시장에 거래될 수 있다는 점에 엄중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강도 높은 점검을 진행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단순 기입 오류라고 해도 이런 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강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쯤 고객 확보 목적의 이벤트 참여 이용자 695명에 대한 보상금 지급과정에서 1인당 2000원이 아닌 1인당 비트코인 2000개(1970억원)를 잘못 지급하는 초대형 사고를 일으켰다.

빗썸은 이를 오후 7시20분쯤 인지한 뒤 7시35분부터 보상금 지급 대상 이용자의 계좌 거래 및 출금 차단을 시작했고 오후 7시40분에 끝냈다.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기준 오지급 수량 62만 비트코인 중 61만8214개(99.7%)는 거래 전 회수했고 이미 매도된 1786개에 대해서는 약 93%를 회수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전체 가액은 수십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해당 고객들이 동시에 매도를 시도했다면 단순하게 생각해도 빗썸에서만 수십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다.

은행은 고객에게 액수를 잘못 입력해 송금을 해도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고객이 실제로 보유한 잔금 이상을 인출하려고 하면 시스템에서 '잔액 부족'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빗썸은 전날 오후 5시34분 이재원 대표 명의로 "이번 사고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우선 가치인 '안정성과 정합성'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 및 재발 방지 혁신 대책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원회·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도 이에 앞서 같은날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관련 사태 파악 및 향후 대응방향 논의를 위한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한 이 자리에는 금감원, FIU 관계자뿐만 아니라 이재원 빗썸 대표,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부회장도 참석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가상자산의 취약성, 리스크가 노출된 사례"라며 엄중하게 바라봤다.

권 부위원장은 금감원에 이번 전산사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빗썸은 이용자 피해보상 조치를 신속히 취하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FIU·금감원·DAXA는 이번 빗썸 전산사고 후속 조치를 위한 '긴급대응반'을 꾸렸다. 금융당국은 빗썸에 거래 차단 시스템이 마련됐는지, 제대로 작동됐는지를 이번 점검을 통해 엄격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소비자 피해 여부도 파악한다. 빗썸이 일시적으로 해당 계정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정상적인 거래를 못한 부분이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고에 상응하는 책임도 빗썸에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관련 가상자산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기존의 이용자보호법 등을 토대로 제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의 본질적인 문제를 짚어볼 것"이라며 "현재 모든 준비를 마치고 빗썸에 대해 현장점검을 착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