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인공지능(AI) 분야 등 이공계 인재 2000명을 육성하고 4년간 6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기술 분야를 지원하고 AI 기반 창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이수연 서울시 신임 경제실장은 지난 9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시민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AI 기반의 1인 유니콘 생태계를 만들고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AI 실무·창업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정책사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 실장은 "AI가 산업과 생활 전반에 빠르게 스며드는 지금의 거대한 변화를 경제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상권과 성수·마곡·창동 등 주요 산업거점의 현장 데이터를 지속해서 수집·분석하고 있다. 탁상행정만이 아닌 현실형 정책을 추진하고 글로벌 도시 서울의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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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투자 유치 중요… "사람이 모이는 도시 경쟁력 있어"━
이 실장은 "미래의 서울은 기업과 인재, 데이터가 집적된 도시여야 한다"면서 "AI 기술이 연구 단계를 넘어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테스트 베드' 정책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조성 예정인 테스트베드 실증센터는 기업과 스타트업이 실제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실장은 "실증을 거친 기술은 신뢰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투자 유치에 유리해진다"며 "기술 개발 이후 '죽음의 계곡'(상용화 위기)을 넘어 성장 단계로 진입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I와 바이오·로봇 등 첨단산업 공간을 조성하는 전략이 추진된다. 지난달 21일 시는 양재·개포 ICT(정보통신기술), 성수 IT·문화콘텐츠 진흥지구를 신규 지정했다. 관악 R&D와 용산 AI·ICT 등 서남·강북 지역의 진흥지구를 추가 운영해 강남·북과 동서 균형발전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다만 규제의 장벽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이 실장은 "피지컬 AI와 로봇 등 도시 공간의 실증과 데이터 활용이 필수인데 안전·공간·데이터 등 규제가 산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구로·가산 산업단지처럼 제조업 중심으로 설계된 업종 제한을 첨단 산업에 맞게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규제자유특구에서 수도권이 전면 배제된 구조에 대해 이 실장은 "AI와 디지털헬스케어 등 수도권 기업들이 실증 기회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분야 한정·조건부 참여 등 제도 개선을 중앙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행정의 혁신도 요구된다. 이 실장은 "AI 시대에 행정의 속도와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하는데 공고문 하나를 내는 데도 과거 틀을 답습하게 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시 설계하자는 게 경제실의 방향"이라고 짚었다.
올해 1월 부임한 이 실장은 지난해까지 정원도시국장을 역임하며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을 이끌었다. 그는 도시와 자연의 공존 가치를 도시의 본질이자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만이 가진 정체성에 기반해 경제 정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이 실장은 "사람은 자연과 연결될 때 가장 건강하고 창의적일 수 있다"며 "바이오필리아(생명 사랑) 도시 철학은 싱가포르·암스테르담 등 해외 선진 도시들이 채택한 방법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서울대 산림자원과를 졸업하고 지방고시 1회에 합격해 서울시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언론담당관과 서울로7017 운영관, 중랑구 부구청장, 서울대공원장, 복지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 실장은 "산업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반영하고 '살고 싶은 서울', '일하고 싶은 서울'을 만드는 경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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