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모습. /사진=뉴스1
고려아연이 자사를 사칭하거나 주주들을 속이고 위임장을 수집한 정황이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 일부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고 9일 밝혔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피고소인들은 고려아연 사원증을 목에 걸고 주주들과 접촉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주주들에겐 자택 앞에 '고려아연㈜'이 명시된 안내문을 붙였다.

고려아연 측은 "주주들이 여러 차례 소속을 확인하거나 추궁해서야 비로소 영풍 측 의결권 위임 수집을 대행하는 업체 직원이라고 밝혔다"며 "일부 주주들은 상대방을 고려아연 측 사람으로 오인해 위임 여부를 검토하거나 의결권 위임 절차에 응하는 등 의사와 다른 의결권 위임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따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경우 업무방해죄에 성립된다. 위계는 행위자가 목적 달성을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 및 착각을 일으키게 해 이를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사법부는 업무방해가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거나 업무 적정성과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고려아연 측은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주주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중대한 범죄에도 해당한다는 것이 당사의 입장"이라며 "이번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54조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 제154조는 상장회사의 주주총회와 관련해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할 경우 위임 관련 중요사항 기재 및 표시를 명확히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자본시장법 제444조 제19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과정에서 권유자의 신원이나 소속, 권유 주체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거나 주주가 권유 주체를 오인하게 하는 방식으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행위는 해당 법안에 위배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피고소인들이 패용하고 있던 사원증이 고려아연 실제 사원증과 유사한 것으로 밝혀지면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고소장에 명시했다. 피고소인과 대행업체 관계자들이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기에 대행업체가 특정될 경우 신속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요청했다.

앞서 영풍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시기에 유사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24년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들이 주주들을 만날 때 '고려아연' 사명과 '최대주주 주식회사 영풍'이 함께 적힌 명함을 배포했다. 해당 명함에는 고려아연 사명이 최대주주 주식회사 영풍보다 크게 적혀 주주들에게 혼동을 준 바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영풍·MBK의 행위는 주주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범죄라 판단해 고소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고려아연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려는 모든 불법적 시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