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통합하는 '메가 공항 공기업' 설립을 추진한다. 가덕도 신공항 개항에 맞춘 운영 효율화가 명분이지만 업계에서는 세계 1위 수준인 인천공항의 수익이 지방 공항의 만성 적자를 메우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양대 공항공사와 가덕도 건설공단을 통합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세부 실행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이번 통합은 2024년 출범한 가덕도공항건설공단의 운영 주체 설정과 맞물려, 인천과 김포, 지방 거점 공항을 단일 지배구조 아래 묶어 관리하겠다는 포석이다.

핵심 쟁점은 '수익 구조의 왜곡'이다. 통합이 성사될 경우 매년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며 글로벌 허브 공항 지위를 유지해온 인천공항의 재원이 지방 공항의 적자 보전용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한국공항공사 산하 지방 공항들이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수익이 미래 설비 투자나 서비스 고도화 대신 '지방 공항 살리기'라는 정책적 목표에 우선순위를 뺏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글로벌 허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독립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적기 투자 덕분"이라며 "통합 법인이 출범해 수익이 섞이기 시작하면 인천공항의 국제적 경쟁력은 약화되고 노선 분산 압박까지 더해져 공항 생태계 전체가 하향 평준화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통합 논의의 시발점이 된 '국내선-국제선 통합 운영' 방침 역시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효율성을 이유로 국제선 노선을 억지로 지방으로 분산할 경우 환승객 이탈과 노선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편익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천공항 노조는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놨다. 인천공항 내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인천공항졸속통합저지공동투쟁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은 지방공항 정책 실패와 신공항 재정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책임 전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천공항도 현재 수익 악화와 비용 증가에 대규모 시설확장과 허브공항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동시에 추진해야하는 중대한 시기에 놓였다"면서 "만역 지방공항 적자 보전과 신공항 재정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면 인천공항 투자 여력은 급격히 악화할 수밖에 없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 돌아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