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반 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시장 안정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금융감독원도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권을 잇달아 소집해 고환율에 따른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사진은 16일 인천국제공항 환전소 모습./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반 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시장 안정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금융감독원도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권을 잇달아 소집해 고환율에 따른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7.3원 오른 1501.0원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 이후 17년 만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3월 4일과 13일 야간거래에서도 1500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1494원대에서 거래되는 등 장중 변동성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꼽힌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위는 중동 사태 이후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금융시장반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금융시장반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여해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금융위는 3월 초부터 금융시장반 점검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 회의는 지난 13일 열렸다. 회의에서는 자금시장 동향과 함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채권시장 안정 장치 운용 규모 확대와 시장 유동성 공급 방안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다만 금융위는 이러한 논의가 곧바로 정책 시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동 상황과 관련해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방향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속 회의 일정은 현재 정해지지 않았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도 업권별로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하며 고환율에 따른 리스크 대비에 돌입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최근 혼잡한 중동정세로 환율리스크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화상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상황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사 건전성 관리 등을 위해 총력을 다해달라"며 "투자자가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및 소비자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지난 11일 금감원은 곽범준 은행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주요 국내은행 외화자금 담당 부행장들과 함께 외화유동성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곽 부원장보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국내 외화 자금 공급의 핵심 중개자인 은행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외화 유동성 확보 수단을 점검하고 필요 시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뒤에는 박지선 보험담당 부원장 주재로 금감원은 보험사 14개사 재무담당임원(CFO)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부원장은 "업권 특성상 시장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는 유가증권(채권, 수익증권 등) 비중이 다른 업계 대비 높다"며 "금리, 환율, 주가 등 여러 변수를 동시에 고려한 복합 위기 상황 분석을 실시하는 가운데 자산부채관리(ALM)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복잡하게 흘러가는 중동정세 등으로 유가와 환율이 같이 오르고 있다"며 "환율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금융업권별 간담회를 향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중동 정세와 환율 흐름, 자금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존에 마련된 시장안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