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을지로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유가급등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한 석유화학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여천NCC 등 주요 석화기업과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이 함께 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나프타 가격 상승과 수급난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나프타를 수입·가공하는 석유화학 대기업부터 이들이 만든 합성수지 등을 공급받는 중소기업 플라스틱 제조기업까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종은 LG화학 상무는 "석유화학산업이 글로벌 공급과잉 등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고부가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이번 (미국-이란전쟁) 사태로 더 어렵게 됐다"며 "지금은 해외 나프타를 조달해 오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는 국가 전력망 자원으로 인식돼 저장 탱크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나프타는 그러지 못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에틸렌 비축 체계 마련에 투자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산 나프타 젖줄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다. 해외 석유화학기업은 물론 수입 나프타 물량의 절반 이상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여오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도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 일부 석화기업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가항력'(Force Majeure·포스마주르) 발생 가능성까지 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용재 여천NCC 전무는 "(당사는) 평소 나프타 수입 물량의 약 70%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여오는 만큼 대체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가격도 전쟁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상태라 설비 가동률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손실 가능성에도 최대한 많은 양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밸류체인 전반에서 비용 전가와 공급 안정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동욱 한화솔루션 상무는 "업계 상황이 원래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재고량이 적은 상태였다"며 "단시간에 타격이 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과 상생하기 위해 나프타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하고 제품을 공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번 롯데케미칼 상무는 "글로벌 공급 증가에다가 (나프타)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다"며 "합성수지는 3~4월 수출 물량을 최대한 줄이고 국내 공급을 기존 45% 수준에서 90%까지 늘리며 국내 생태계 안정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업계 역시 고충을 토로했다. 채정묵 한국프라스틱공업협회장은 "플라스틱 산업 특성상 원료 가격이 제품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플라스틱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석유화학 대기업의 배려와 정부 지원을 요청한다"고 했다. 채 회장은 ▲안정적인 합성수지 공급 ▲가 급등 방지 ▲원자재 가격 연동제 등을 요청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