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동조합과 현대제철지회는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여야 의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철강 산업의 경쟁력 약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번 회견에는 국민의힘 이상휘·김정재 의원, 더불어민주당 권향엽·정진욱·민병덕 의원,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참석했다.
양사 노조는 현재 철강산업이 글로벌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 탄소·에너지 비용 급등, 유가·환율 상승이 동시에 덮친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철강이 방산·자동차·조선 등 핵심 산업을 떠받치는 기반인 만큼 붕괴 시 제조업 전반으로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포스코가 57년이 됐는데 현대제철과 철강업의 어려움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며 "제조업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가 무너지고,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전기요금 인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수요 침체와 수익성 악화로 국내 산업계가 고전하는 상황 속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재만 현대제철지회장은 "탄소 중립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철강 산업이 있고 그 부담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며 "5년 동안 산업용 전기료가 85% 상승해 전기료 부담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탄소배출권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도 요구됐다. 원가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탄소비용은 친환경 전환을 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정부가 현실을 반영한 할당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설비 투자 지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공정 전환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지만 현재 정부 지원은 R&D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친환경 설비 구축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급과 세액 공제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기업의 자구책만으로는 글로벌 탄소 규제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산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철강 산업의 위기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 산업의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노조는 "철강은 제조업 전반에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기초 산업"이라며 "소재 공급망이 붕괴될 경우 전방 산업의 원가 경쟁력과 수급 안정성 또한 담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동 회견은 상급 단체가 다른 양사 노조가 산업 위기라는 공통 분모 아래 실무적 연대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개별 기업 차원의 노사 협상을 넘어 정부의 산업 정책 기조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이고 현대제철은 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에 속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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