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CJ제일제당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최근 불거진 밀가루·전분당 담합 의혹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CJ제일제당
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CJ제일제당 대표가 최근 불거진 밀가루·전분당 담합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고강도 쇄신책을 예고했다. 과거의 관행을 전면적으로 손보는 동시에 K푸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 체계를 전환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손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제1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최근 당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고 회사 시스템과 문화를 밑바닥부터 다시 세우겠다"며 "강도 높은 재발 방지책도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가 손 대표의 인사말을 대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밀가루와 전분당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상황을 반영한 사과로 해석된다. 윤 대표는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권역별 맞춤형 전략…할랄 식품 등 국가 전용 제품 출시
손 대표는 "올해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과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한 4대 핵심 과제로 ▲글로벌 전략제품(GSP) 중심의 성장 가속화 ▲미래 신사업 동력 확보 ▲AI 기반 업무 혁신 ▲재무 건전성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제시했다.


그는 식품 분야의 사업 환경이 당분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한 미래 성장 중심의 사업구조를 최적화하겠다고 전했다. 글로벌 전략제품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카테고리 성숙도와 성장 단계에 따른 대형화 전략을 추진한다. 국내 시장은 디지털 마케팅과 온라인·CVS·창고형 등 성장 채널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성장 구조를 강화한다.

해외 시장은 권역별 맞춤형 전략으로 성장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미주에서는 피자 등 주력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아시안 시장을 확대하고 유럽에서는 헝가리 생산기지를 거점으로 만두와 치킨 등 핵심 제품의 제조 및 판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할랄 시장 공략과 국가별 전용 제품 출시를 통해 글로벌 성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사업은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의 구조 효율화와 신규 사업모델 구축을 통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은 브랜드 중심의 상업화를 확대해 사업을 대형화하고 휴먼바이오 사업은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제19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