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가 세계 최대 규모 뷰티 박람회인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에 참가해 K뷰티 기술력을 선보였다. 지난 26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박람회에 참석한 바이어들이 사막에서 부는 바람을 형상화한 한국콜마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한국콜마
한국콜마가 세계 최대 규모 뷰티 박람회인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에 참가해 뷰티와 제약 정보기술을 결합한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화장품 제조를 넘어 진단부터 처방 제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공개하며 글로벌 K뷰티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제조 역량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3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 26일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이번 박람회에서 스킨케어, 색조, 뷰티테크 등 전 영역에 걸친 원스톱 제조 솔루션을 유럽 주요국 바이어들에게 선보였다.

올해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에는 코트라 등 6개 국내 기관과 279개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최근 3년간 K뷰티 수출 규모는 80억달러(약 12조원)에서 115억달러(약 17조원)로 43.8% 증가했다. 화장품 제조국 가운데 세계 2위, 미국과 일본에서는 프랑스를 제치고 뷰티 수입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K뷰티 성장에는 글로벌 정상 ODM(주문자 개발 생산) 업체의 R&D 역량과 선행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2조7224억원, 영업이익 2396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R&D 투자 비중은 전체 매출 대비 5~6%로 업계 평균 2~3%의 두 배를 웃돈다. 누적 특허 등록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788건이다. 이렇게 확보한 기술은 자본력이 부족한 글로벌 고객사가 품질을 보장받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이러한 연구 성과가 양산 가능한 융합 기술로 구현됐다. 제약 산업의 마이크로플루딕스 기술을 적용한 크로노닷은 유효 성분이 72시간 동안 방출되도록 캡슐화해 기존 나노 리포좀 대비 피부 전달력을 4.26배 향상시켰다. 자외선 차단제 유브이듀오플러스는 유기자차와 무기자차의 성분 응집 한계를 신규 복합체 원료로 극복해 장파장 자외선 차단율을 24.8% 개선했다.

제조 역량은 IT를 결합한 뷰티테크 기기로도 확장됐다. 화장품 기업 최초로 CES 2026 최고혁신상을 받은 스카 뷰티 디바이스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상태를 분석하는 카이옴 솔루션은 10분 이내에 진단과 맞춤형 처방을 완료한다.
리드타임 6개월로 단축…인디 브랜드 해외 진출 '패스트트랙'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 한국콜마 부스에서 올해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크로노닷'과 지난해 대상 수상작인 '카이옴'이 전시된 모습. /사진=한국콜마
화장품 업계의 진입 장벽으로 꼽히던 1만개 단위의 최소주문수량 기준을 낮추고 다품종소량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도 K뷰티 생태계 확장에 기여했다. 한국콜마는 제형과 용기 조합 시스템 및 플래닛147 플랫폼을 연계해 통상 9~12개월이 소요되던 신제품 출시 리드타임을 최대 3개월로 단축했다. 인디 브랜드의 가상 공장 역할을 수행하며 4800여개 브랜드의 수주를 끌어낸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콜마가 진단부터 처방 제조까지 이어지는 뷰티테크 생태계를 완성함에 따라 자본력이 부족한 신생 브랜드도 해당 인프라를 통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손쉽게 해외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진단한다. 한국콜마의 성장이 곧 K뷰티 생태계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의미다.


이번 볼로냐 박람회 현장에서 확인된 글로벌 바이어들과의 수주 상담 성과는 향후 한국콜마 제조 플랫폼의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입증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콜마는 올해 하반기 유럽·북미 수주 확대를 시작으로 AI 기술 상용화와 고객사 동반성장을 두 축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볼로냐는 우리에게 기술을 파는 자리가 아니라 K뷰티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자리였다"며 "앵커기업으로서 산업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