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가 본격 가동되기도 전에 녹취록 공개와 증인 채택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다. 이런 논란이 정치적 시비를 넘어 국정조사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이 더 문제다. 절차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어떤 결론이 나와도 또다른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국정조사 특위는 지난달 31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비롯한 10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자만 45명에 달한다. 대장동 사건 피고인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도 포함됐다. 반면 당시 검찰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 등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들은 명단에서 빠졌다.

증인 채택은 국정조사의 신뢰를 가르는 핵심 변수다.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내는데 필요한 인물만 집중적으로 부르는 방식으로는 균형과 형평을 담보하기 어렵다. 특히 공소취소 논란과 직결된 사안을 다루면서,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지닌 피고인들을 증인으로 세우는 일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진술 왜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려면 야당이 요구하는 인사들도 포함해 교차 검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녹취록을 둘러싼 공방도 소모적이다. 민주당은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변호인과 수사 검사 사이의 통화 녹취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대목만 보면 검찰이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유도하는 대가로 선처를 시사한 듯한 인상을 준다. 사실이라면 기소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릴 중대 사안이다. 반대로 당시 수사팀은 맥락을 제거한 일방적 편집이라고 반박한다. 진실 공방만 이어갈 게 아니라 녹취록 전체를 공개해 국민이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순서다.

이번 국정조사는 논의 단계부터 정치적 대립이 첨예했다. 통상 여야 합의로 출범했던 관례도 지켜지지 않았다. 게다가 관련 법률은 재판이나 수사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해선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사 대상 다수가 진행 중인 재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사법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일수록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더 엄격해야 한다.

여야의 시각차가 큰 사안인만큼 증인과 증거 합의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논란 끝에 출범한 국정조사인 만큼 국민적 동의를 얻으려면 제대로 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대한 증인의 균형을 맞추고, 증거 자료는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특정 방향으로 유도된 국정조사라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정조사의 권위는 공정한 절차를 통해 스스로 입증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