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이 집속탄이나 정전을 유발하는 탄소섬유탄을 장착한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속탄은 미사일 내부에 수많은 자탄을 탑재해 단 한 발로 축구장 18개 규모인 12.5~13ha를 초토화할 수 있는 대량 살상 무기다. '강철비'를 내리는 악마의 무기로도 불린다. 탄소섬유탄은 자탄에 실린 탄소섬유가 전력망에 달라붙어 정전을 일으키는 무기로, 이른바 '정전 폭탄'이다.
지난달 이란이 발사한 집속탄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요격 체계를 뚫고 텔아비브 민간 주거지역을 타격해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에서 보듯, 집속탄은 자탄 분리 이후에는 요격이 어렵다. 북한이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을 겨냥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에 이러한 탄두를 장착한 것은 대량 살상과 파괴를 노린 위협으로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파병을 통해 축적한 현대전 전술을 바탕으로 우리의 대응을 시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하다.
북한이 이처럼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통일부 장관의 '북한 우라늄 농축 시설' 발언과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여부를 둘러싼 불협화음만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도발 의도와 향후 시나리오에 대한 경각심은 부족한 채, 발언의 적절성이나 정보 유출 여부를 둘러싼 논란만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이란 전쟁을 거치며 한반도 안보 환경 역시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럴수록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대응 태세에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문제는 내부다. 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있는데 우리는 정보 유출 공방에 발이 묶여 있다. 한미 간 정보 공유에 균열이 생긴다면 그것 자체가 안보 공백이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불신을 갖고 있다면 이유를 따지기 전에 먼저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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