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고객사와의 접점 확보 전략을 통해 전기차와 ESS 시장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인터배터리 2026에 전시돼 있는 SK온의 각 형 배터리 모습. /사진=뉴시스
SK온의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회복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가 맞물린 가운데 실적 부진 속에서도 꾸준히 구축해온 글로벌 영업망이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달 말 도쿄 지사 설립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닛산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일본 완성차 시장에서 추가 고객까지 확보한단 구상이다. 일본 ESS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SK온은 2021년 10월 독립법인 출범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맞춰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했지만 전기차수요 정체(캐즘) 장기화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져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로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도 감소해 지난해 4분기에만 44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3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예상된다.


수익성 악화가 길어지고 있지만 SK온은 해외 고객 접점 확대에 집중했다. 중국·독일 등에 이어 생산법인만 있던 미국서도 지난해 북미지역본부(RHQ)를 설립해 현지 고객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일본 지사 설립이 완료되면 주요 완성차 시장 고객 대응 체계가 완성 단계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고유가 장기화로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며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려가는 가운데 SK온의 글로벌 영업망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사업은 완성차 업체별 요구 성능과 기준이 달라 제품 설계부터 양산, 사후 관리까지 장기간 협의가 필요한 만큼 현지 접점 확보가 중요하다. SK온의 현지 영업망이 기존 고객사와의 관계 강화는 물론 향후 수주 경쟁력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SK온은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ESS 분야에서도 해외 지사들은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AI발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맞물리며 ESS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SK온은 해외 지사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수의 미국·아시아 고객과 ESS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다. SK온은 올해 ESS 수주 목표로 20GWh를 제시했다.


생산능력도 충분하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올해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서산공장 2개 라인도 587억원을 투입해 연 3GWh 규모 ESS용 LFP 배터리 생산시설로 돌렸다.

SK온 관계자는 "수주는 계약 체결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후에도 현지 기업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지 지사를 통해 고객 대응력을 높여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