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와 BGF로지스가 5차례의 교섭 끝에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두번째부터),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 김동국 화물연대 위원장,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29일 경남 진주시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열린 CU BGF 로지스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교섭에서 잠정 합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화물연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가 5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잠정 합의에 도달하며 23일간 이어진 파업 사태가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합의에는 배송 기사들의 처우 개선 및 노조 활동 보장 등이 담겼다.
BGF로지스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5시쯤 단체 합의서에 대한 내용을 잠정 합의했다. 당초 오전 11시 조인식을 열고 단체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세부 항목 조율 과정에서 이견이 있어 일정이 미뤄졌다. 양측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만큼 최종 타결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잠정 합의안에는 운송료 인상, 배송 기사 휴식권 보장, 화물연대 민형사상 면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BGF 측이 화물연대가 그간 요구해왔던 내용을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합의는 진주 등 6개 지역 편의점 배송 업무에 종사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적용된다.


합의의 핵심은 배송 기사들의 처우 개선이다. 사측은 운송료 7% 인상과 더불어 기존 주 1회 유급휴가와 별개로 유급휴가를 분기별 1회 추가 보장하기로 했다. 휴가는 센터별 1일 2인 이하로 하고 사전에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다만 기존 휴무 대체 할증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

업무시간 외 각종 회의, 집회, 행사 참석 등 조합원들의 화물연대 활동도 보장된다. 노조 활동들은 회사 내 안전과 운영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행한다. 사측은 로고 및 차량 부착물 철거를 요구하거나 화물연대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약속했다.

BGF 측은 "배송 기사 처우 개선과 물류 안정화를 고려한 결정"이라며 "합의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주 중으로 물류센터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가맹점 피해 현황을 살펴 조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합의를 통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도 원청과 교섭해 노동 조건을 바꿀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핵심 요구였던 노조할 권리 보장과 휴가 대차비용 운임 보장 등 노동조건 개선 내용이 담겼다"며 "이번 투쟁으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도 단결해서 투쟁하면 원청과 교섭해 노동조건을 바꿀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는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3권을 둘러싸고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해 왔다"며 "이들의 노동권을 제도 밖으로 밀어낸 채로는 반복되는 산업재해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낮은 운임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구조적으로 만들어 온 다단계 하청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