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방유림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방유림씨가 직장내 괴롭힘으로 부상을 입은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직장 상사에게 강제추행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한 20대 여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알려졌다.
지난 29일 JTBC '사건반장'에는 경기도 한 반도체 부품업체에서 기계가공 엔지니어로 재직한 20대 여성 방유림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2024년 4월 입사한 방씨는 약 8개월만인 같은 해 12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업무 특성상 방씨 회사에는 대부분의 직원이 남성이었다. 어머니가 걱정했으나 방씨는 "잘 지내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얼마 뒤 그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유족이 방씨의 노트북을 정리하던 중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기록이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메모에는 취업 직후부터 시작된 40대 차장 A씨의 괴롭힘 정황이 그대로 담겼다. A씨는 "여자가 왜 목젖이 있냐" "한손으로 널 들어 올릴 수 있을까"라며 방씨 목을 손으로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또 '뒤에서 무릎으로 다리를 쳤다' '발을 걸어 넘어뜨려 다리를 다치게 했다' '주먹으로 코를 때렸다' '팔을 세게 잡아서 멍이 들었다' 등의 기록도 남아 있었다.

방씨는 실제로 폭행당해 얼굴에 멍이 들고 다리에 상처가 생긴 사진도 찍어뒀다. 언어폭력도 심각했다. A씨는 방씨에게 "너는 여자로 태어난 것에 감사해라" "남자로 태어났으면 나한테 죽었다" "야 이 XXX야. 어떻게 돼 볼래?" "중요 부위가 아프다" "네가 회식에 오면 도우미 있는 노래방을 못 간다" 등의 폭언을 이어왔다.

결국 방씨는 같은 해 10월 노동청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직장은 자체 조사를 벌였고 사안 중 엉덩이를 발로 찬 행위, 목을 쥐고 위로 들어 올린 것, 성희롱 등을 괴롭힘으로 인정했다. 노동청 역시 일부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직장 내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방씨는 노트북 메모에 "여러 가지 괴롭힘이 있었으나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참고 다니고 있다"고 상황을 기록하기도 했다.

방씨는 A씨를 폭행과 강제 추행으로 고소했는데 고소장을 낸 지 두 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방씨가 숨지자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종결했다. 이후 유족이 검찰에 이의신청하면서 경찰은 보완 수사 끝에 2025년 6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재판에서 '장난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소사실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제추행과 폭행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고인과 허물없이 지내면서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했고 경솔한 언행을 했다. 그것이 친근한 표현이라고 착각한 제 무지를 자책한다"며 "고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거나 비하할 의도를 품은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A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을 후회한다"면서도 "강제추행 혐의의 행위는 거친 근무 환경 속 긴장을 풀어주려는 장난이었고 뒷무릎을 친 건 흔한 장난이다. 피고인은 동료들이 입을 모아 선처를 구하는 신망 두터운 기술자다. 가족과 동료들이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방씨 어머니는 "A씨가 법정에서 유가족에게 사과하더라. 그런데 재판 끝나고 부르니 도망갔다. 사과해야지 왜 도망가나"라며 "진심으로 뉘우쳤으면 와서 사과해야지 도망갈 리 없지 않냐"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