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은 대기업 지정을 계기로 윤상현 부회장 주도 아래 화장품과 바이오·테크 융합 기술 및 기초 연구 강화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한국콜마
콜마그룹이 자산 5조원을 넘어서며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창업 36년 만에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외형 확장을 넘어 화장품과 제약·바이오를 결합한 융합 기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포스트 5조' 전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30일 콜마그룹에 따르면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29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집단명 한국콜마)에 신규 지정됐다. 이는 윤 부회장 취임 이후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성과로 평가된다. 윤 부회장은 저마진 구조의 전통 제조업 한계를 넘기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체급 확대의 결정적 계기는 2018년 단행한 1조3000억원 규모의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인수다. 당시 시장에서는 무리한 인수라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현재 HK이노엔은 그룹 자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이를 통해 콜마그룹은 제약·바이오 사업을 주력 축으로 편입하며 자산 5조원 돌파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행보도 공격적이었다. 콜마그룹은 국내 1위 화장품 용기 제조사 연우를 인수하며 원료부터 용기까지 아우르는 제조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2년에는 미국 원조 콜마로부터 전 세계 상표권을 100% 확보하며 글로벌 사업의 주도권도 되찾았다. 현재 콜마그룹은 화장품, 제약, 건강기능식품으로 이어지는 삼각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4800여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지정 이후의 과제로 연구개발(R&D)의 질적 고도화를 꼽는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윤 부회장이 한국콜마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시킨 전략 방향은 적절하다"며 "대기업 지정은 향후 글로벌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협상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초 연구에 대한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 교수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려면 소재와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며 "어성초, 보령 머드처럼 한국적 자산을 고부가가치 기술로 연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이 구상하는 다음 단계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테크 융합'으로 보인다. 최근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 우정바이오를 인수한 것도 이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계열사인 넥스턴바이오와의 연계를 통해 연구 거점 확보와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바이오, 건기식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며 "융합 기술을 통해 효능을 극대화하고 이를 제품화하는 전략이 콜마그룹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콜마그룹은 외형 성장 이후의 과제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와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를 동시에 추진한다. 한국콜마는 대기업 체급에 맞는 책임 경영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AI 기반 연구개발(R&D) 고도화와 북미 생산 거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