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장의 동력은 전형적인 경기 확장이라기보다 반도체 쏠림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수출과 생산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세는 제한적이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산업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됐다고 보긴 어렵다.
이 같은 편중은 구조적 취약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나 가격 변동이 발생할 경우 충격은 증시에 그치지 않고 성장률과 수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만 질주하고 다른 업종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산업 간 격차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도 잇따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71%로 전망했는데, 15년째 하락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과감한 구조개혁이 없다면 2030년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물경제와 주가지수 간 괴리도 뚜렷하다. 자영업과 지방 상권의 부진은 여전하고, 내수 침체와 고용 불안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법원 경매 신청 건수가 3만 건을 넘어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수의 고공행진이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가와 금리 변수도 부담이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르며 다시 상승 압력을 보였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빚투'와 '영끌'에 의존한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6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 확대는 곧바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주식시장의 지속 가능한 상승은 경제 체질 개선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호황기일수록 구조개혁은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 규제 혁신과 노동시장 개편, 산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같은 굵직한 과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 특정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한 성장 구조로는 대외 충격을 견디기 어렵다. 코스피 7000선은 성취이자 경고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점검이고, 축배가 아니라 체질 개선이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