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4년 만에 재개된지 이틀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앞에 군데군데 비어 있는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고 상담 테이블은 한산했다.
서초구의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B씨도 "양도세 중과 시행 이전에는 급매가 일부 있었지만 작년부터 매도를 시도했는데도 팔리지 않은 매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도세 중과 이후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어 집주인들이 세금 증가분을 가격에 반영하려는 경향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가를 다시 높여 매물을 내놓은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매수 문의가 있어도 계약까지 진행되기 어렵다는 현장의 하소연도 많았다. 대출 규제가 매매거래의 진입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25억원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한도가 2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A씨는 "지금은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라며 "대출 제한으로 매수 여력이 떨어져 기존 주택을 처분한 뒤 갈아타기에 나서는 수요나 현금 보유자들 위주로 거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양도세 중과로 인한 거래 침체는 통계로도 확인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 건수는 지난해 5월 7576건에서 올해 5월(15일 기준) 1064건으로 1년 만에 85.9% 급감했다.
양도세 중과 비율은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기본세율에 30%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 시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82.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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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 50억대인데 호가 '70억'━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의 전용 84㎡는 가장 최근 실거래가가 54억5000만원인데 현재 최고 호가가 네이버페이부동산 기준 79억원이다.
A씨는 "주요 매수자가 30~40대인 만큼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최근에는 가격 부담이 덜한 서울 외곽이나 신축 아파트, 청약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노량진 등 신규 분양 단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당분간 거래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개편 가능성도 변수도 남아 있다. B씨는 "정부 정책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세금이 더 강화될 수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조용한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는 일부 다주택자 매물에 해당되던 실거주 의무 유예를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해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5월 말 시행 예정이며 실거주 유예를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세 낀 매물을 팔기가 어려워진 일시적 2주택자도 매도 기회가 부여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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