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사옥/사진=부영
민간임대주택 시장에서 굴지의 대기업 반열에 오른 부영그룹이 고가주택 개발사업에 나설지 관심이 주목된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을 매수하며 인근 땅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14일 부영그룹 계열 부영주택은 최근 정 회장의 한남동 단독주택을 255억5000만원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2018년 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이 필지를 매입한 지 약 6년 만에 소유권이 이전됐다.

부동산등기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정 회장은 한남동 일대 2개 필지(대지면적 1104㎡)와 단독주택(연면적 340.72㎡)을 부영주택에 일괄 매각했다. 부영주택이 정 회장으로부터 매수한 부동산은 2023년 부영그룹이 매입한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주차장 부지와도 인접한다.


이에 부영그룹은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해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남동 일대는 남산 고도제한으로 인해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저층 고가주택이 밀집해 있어 부영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일각에서 이중근 부영 회장이 한남동 자택에 거주하는 점을 들어 총수 일가의 거주 목적 매입일 가능성도 제기했으나 이는 현실성이 낮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한남동 필지는 법인이 매입한 것으로 총수 개인 주택을 신축할 수 없다"며 "주택 위치가 하얏트 부지와 가까워 향후 개발 목적으로 인수했다"고 말했다.


부영주택은 지난해 계열사 동광주택의 토지 1조원을 매각하는 등 영업외수익 중 투자자산 이익을 처분하며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부영주택의 순이익은 2013억원으로 전년 동기(-1092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2009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 부영호텔 부지를 개발한 데 이어 2014년 매입한 용산한강로3가 아세아아파트와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인근 부지 등도 대표 개발사업으로 꼽힌다.

성수동 부지는 최근 부지 설계변경 작업에 착수해 현재 토지 가치가 5조~6조원으로 추정됐다. 3700억원에 낙찰받은 부지는 장기간 개발사업이 지연됐으나 17년 만에 땅값이 13~16배 오른 셈이다.

현금 확보와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부영주택은 지난해 이익잉여금이 3892억원으로 전년(188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은 494%로 전년(548%) 대비 50%가량 하락하는 등 재무제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 강화를 추진하며 유휴 부지들을 보유한 부영건설이 개발사업을 빠르게 추진해야 하는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