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앞둔 19일 경기 안성시와 파주시의 한 선거 유세 차량 제작 업체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 차량이 세워져 있다./사진=뉴스 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시작된다. 지방선거는 주민 삶의 질과 지역 발전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 과정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계엄과 탄핵, 정권교체 이후 1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도 작지 않다. '윤 어게인' 논란, '여당 독주' 논란 등 정쟁적 이슈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운데 선거전 초반 분위기는 기대보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당초 선거 구도는 대통령 지지율을 바탕으로 여당 우세 흐름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보수 진영 결집 움직임 속에 서울·부산·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아직 부동층이 적지 않은 만큼 앞으로 판세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럴수록 이번 선거는 지역 발전 비전과 정책 경쟁의 장이 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실망스럽다. 정책 경쟁보다 정쟁과 흠집내기가 앞서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만 봐도 그렇다. 여당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의혹을 앞세워 현 시장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 야당은 정원오 민주당 후보의 폭행 전과 부실해명 의혹을 쟁점화하고 있다. 선거가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매몰될수록 정작 시민 삶과 직결된 정책 논쟁은 실종될 뿐 아니라 정치 혐오를 유발하고 국민통합의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후보 수준 논란도 심각하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후보자 총 7829명 가운데 무려 34%가 전과자라고 한다. 국가보안법 위반, 음주운전은 물론 사기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도 다수다. 후보들의 자질이 이토록 함량미달인 것은 무책임한 공천탓도 크다. 또 역대 최대 인원인 513명의 후보자가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됐다. 이런 무투표 당선 사례 증가는 건강한 지방자치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 정당 정치의 실패이자 민주주의의 퇴보다.

유력 후보들이 TV 토론회를 기피하는 모습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행법상 지방선거 법정 토론은 '1회 이상'이다. 이를 틈타 일부 우세 후보들은 선관위 주최 법정 토론 1회만 참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권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가볍게 여기는 오만한 행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유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13일의 선거기간 동안 선거공보와 후보자 토론회 등을 면밀히 살펴 '누가 진정으로 지역 발전의 적임자인가'를 냉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