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에 대한 현안 질의에 출석했다. 왼쪽부터 이안호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이한우 대표, 최동식 삼안 대표이사./사진=뉴스1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공사 구간의 철근 누락에 대해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10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원인 제공자로서 마음이 무겁다. 현대건설의 불찰"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현대건설을 질책해 달라"며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GTX-A 삼성역의 구조물 공사에서 철근 약 178t(톤)을 실수로 누락했다. 누락 시공의 원인은 도면 해석 오류다. 설계 도면상 철근을 두 줄로 엮어야 하는 '투 번들'(복배근) 구간을 현장 관계자가 한 줄인 '원 번들'(단배근)로 잘못 파악했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대심도 지하 역사의 핵심 하중을 버텨야 하는 기둥 80개의 주철근이 설계 기준을 밑돈 것이다.

현대건설의 시공 오류는 단순한 공정 지연을 넘어 행정 시스템 붕괴의 단초가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자체 품질 점검에서 누락 사실을 파악하고 발주처인 서울시에 보고했다.


GTX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국가철도공단은 전날 자료에서 서울시가 매달 제출한 건설사업관리보고서의 '개인별 업무일지' 항목에 관련 내용을 일부 기재했지만 '주요내용 요약'이나 '시공실패 사례' 항목에는 해당 사실을 명시하지 않고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현대건설의 1차 실패가 발주처의 늑장·부실 보고로 이어졌고, 무정차 개통 등 주요 일정을 협의하던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의 공정 관리에 차질을 빚게 한 셈이다.

이날 국토위 질의에서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의 쟁점은 서울시와 철도공단 간 '보고 공방'으로 옮겨갔다. 국토부는 "지난 4월29일 서울시로부터 철근 누락에 대한 구두보고를 받고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철도공단도 "4월24일 서울시 자문위 참석 요청 메일을 통해 관련 내용을 인지했고, 공단이 신속 보고를 요청함에 따라 29일 정식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는 이날 별도 입장을 통해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후 약 6개월 동안 철도공단에 총 6차례, 51건의 공정 진행 상황과 보강 방안, 안전대책 등을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당시 감리단이 전면 책임감리를 하고 지하 3층 완료 시까지 문제가 없다는 구조 검토를 확인했다"면서 "공사를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김윤덕 장관도 "최종 책임자는 국토부 장관이 맞다"면서 "철도공단을 관리·감독할 의무는 국토부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국토부 장관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만큼의 사안이라면 당시 서울시장이던 오세훈 시장도 무릎 꿇고 사과해야 되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국토부는 현재 서울시와 철도공단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시공 오류 인지 후 정부 보고가 늦어진 경위와 감리·품질관리 체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 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었는지 집중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도 내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