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으로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월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올랐다.
물가 상승의 진원지는 유가다. 공산품 가격은 전월보다 4.4% 올랐고, 이 가운데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31.9% 급등했다. 석탄·석유제품은 올해 1월 전월 대비 3.8% 하락했으나 2월 4.0% 상승 전환한 뒤 3월 32.0%, 4월 31.9%로 두 달 연속 30%대를 찍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1월 -12.2%, 2월 -8.1%로 하락세를 보이다 3월 26.8% 상승 전환했고, 4월에는 73.9%까지 치솟았다.
석유제품 세부 품목에서도 가격 충격은 뚜렷했다. 4월 솔벤트 가격은 전월보다 94.8% 뛰었고, 경유도 20.7%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솔벤트가 258.1%, 경유가 53.4% 급등했다.
유가 충격은 화학제품 가격으로도 번졌다. 지난달 화학제품은 전월 대비 6.3%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폴리에틸렌수지가 33.3%, 폴리프로필렌수지가 32.0% 상승했다. 원유와 나프타 가격 상승이 석유화학 원료와 중간재 가격을 밀어올리면서 공산품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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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유가 충격에 물가 비상…한은 선택은━
유가발 비용 충격이 생산자물가 전반으로 번지면서 오는 28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는 인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된 데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웃도는 것도 인상론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특히 최근 한은 내부에서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나오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언급했고, 김진일 신임 금융통화위원 역시 "금융이 큰 위기가 나지 않게 하려면 반클릭 정도는 (이자율을 높이고) 다른 쪽의 희생을 조금씩 감수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며 매파적 성향을 내비쳤다.
다만 당장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통화정책방향문이나 총재 기자간담회를 통해 물가 경계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백윤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3.00%까지 0.25%포인트씩 2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 경제의 양호한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 안착을 위한 한은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3월에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과 나프타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4월에는 나프타 가격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경유와 휘발유 상승세가 유지됐고 제트유가 큰 폭으로 올라 석유제품 전체 상승률이 3월과 비슷하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전쟁이 계속되면서 원자재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여러 부분으로 파급되고 있다"며 "이는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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