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상품을 통해 4개월만에 약 3조원이 넘는 자금이 자본시장에 유입됐다.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종합투자계좌(IMA)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첫 상품 출시 4개월 만에 3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것. 예금의 금리 매력이 약해진 상황 속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증권사 원금 지급 의무를 앞세워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IMA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의 IMA 누적 모집 규모는 약 3조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 IMA 1호 상품은 1조590억원의 자금이 모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2호는 7384억원, 3호는 3553억원, 4호는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호와 2호 상품을 통해 각각 1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NH투자증권은 1호 상품을 통해 4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IMA시장이 3파전 구도로 떠오르면서 증권사 수신 경쟁이 본격화 하는 모습이다. 기존 은행 예금, 부동산 등에 묶여 있던 자금이 IMA로 이동하면서 자본시장의 주요한 자금조달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예금도 발행어음도 아닌 IMA, 뭐길래?
IMA는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과 원금 보장 의무의 안정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취급할 수 있는 종합투자계좌다. 고객이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기업대출과 회사채, 인수금융, 프로젝트금융, 모험자본 등 기업금융 자산에 운용하고 그 성과를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예금과 IMA의 가장 큰 차이는 수익 구조다. 은행 예금은 약정 금리가 확정되는 상품인 반면 IMA는 운용 성과에 따라 최종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예금이 안정성과 확정금리에 초점을 둔 상품이라면 IMA는 증권사의 신용과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예금보다 높은 기준수익률과 기업금융, 모험자본 투자 성과를 기대하는 상품이다.

증권사가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을 기업금융 자산에 운용한다는 점에서 발행어음과 유사한 점도 있지만 자금 조달 기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 단기 조달 상품인 반면 IMA는 1년 이상 장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 높은 수익률·원금 지급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투자자들이 IMA에 관심을 보인 요소는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기준 수익률이다. 은행 정기 예금 금리는 3%대 초중반 수준인 반면 IMA는 연 4% 안팎의 기준 수익률을 제시한다.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운용 결과에 따라 최종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지만 만기 때 투자 원금은 증권사가 보전한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기업 금융 자산에 투자하는 창구가 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증권사가 IMA로 모은 자금을 기업 금융 및 모험자본 투자에도 활용하며 개인투자자는 비상장 유망기업, 성장기업, 유니콘 기업 등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에 간접 투자가 가능하다.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도 있다. IMA는 기업 대출,채권, 인수 금융 등 다양한 자산을 기초로 운용된다. 주식형 상품보다는 변동성이 낮고 정기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IMA 기준 수익률은 '확정 수익률'이 아니며, 운용 성과에 따라 최종 수익률이 달라지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증권사 운용과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상품 성과가 다를 수 있다.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지만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증권사 신용도와 재무안정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박상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IMA는 예금자 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불완전 판매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투자자가 상품 특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제공과 설명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IMA로 투자 재원·성장동력 확보
IMA는 증권사에게도 IB 영역 확대의 기반이 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투데이
증권사들에게 IMA는 IB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자 성장 동력이 된다. 증권사 자기자본만으로는 투자 규모에 한계가 있지만 IMA를 통해 외부 고객 자금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운용자산을 키울 수 있어서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증권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증권사는 IMA를 통해 확보한 자금 일부를 혁신기업, 비상장기업, 성장기업 등 모험자본 영역에 투자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리스크 관리 부담을 키운다는 우려가 있지만 동시에 증권사가 유망 기업을 조기에 발굴하고 투자 성과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후속 투자 등으로 이어질 경우 IB 영역 확대 기반이 된다.

고객 확보 기반이 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들은 IMA를 통해 유입된 자금을 이후 채권, 펀드, 랩, 연금, WM(자산관리) 등 상품으로 연결하며 고객 자산을 증권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IMA는 투자자와 증권사 모두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되며 자본시장 '머니무브'의 주축이 되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 등 정책적인 측면과도 연결되어 있는 만큼 IMA가 시장에 불러올 효과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박 연구원은 "IMA는 투자자에게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새로운 투자 수단을 제공하며 한국형 IB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IMA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장도 점차 성장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IMA는 증권사에 신규 수익원 확보와 함께 기존 IB사업 기회 확대 등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며 "원금 보장의 장점으로 은행 예금뿐 아니라 RP, 신탁 등 안정형 금융상품 전반 수요를 대체할 수 있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